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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7 Daily 02_[인터뷰] 화제의 개막작! Play on 변규리감독

  • 작성일2017.03.24
  • 조회수4,358





2017년 3월 23일 개막식을 몇 시간 남기지 않은 오후 4시 30분에 "미디어 카페 후"에서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티를 마시며 변규리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Play on]은 SK브로드밴드 통신기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라디오라는 매체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소통하는 특별한 영화이다.


개막작으로 상영된 소감 부탁 드립니다.


현장에서 주인공들을 만나고 이들과 영화를 찍어봐야지. 라고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201411월부터 카메라를 들었어요. 만드는 과정에서 든 생각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까? 상영할 곳도 많지 않은데, 만약 틀지 못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 때문에 속앓이를 했어요.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영화를 발견해주셔서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또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의미 깊어요.

관객들과 만나서 하고 싶은 이야기나 어떤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있으신가요?


일단 관객들에게 주인공분들이 1차 하청업체 정규직이 되기는 했지만 SK브로드밴드 원청 정규직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문제가 남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1차 하청업체 정규직은 됐지만 임금은 많이 깎였고요. 이런 사실 때문에 노동조합을 하고 싶은데 못하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분들은 KT나 다른 곳에서 정규직을 시켜준다고 하셔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막상 가면 문자해고통보를 하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한 달 전에 들었어요. 그런 현실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또 주인공분들 나이가 삶의 계획을 세우고 경력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삼 십대 초반에서 오 십대 정도이세요. 하지만 너무 열악한 조건이기 때문에 사실 그런 것들이 불가능하죠.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통해서 한 번에 다 쟁취할 수는 없지만 부분적인 쟁취,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지 못했던 세계를 접할 수 있어요. 또 지금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순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다른 계획을 세워 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정규직으로 일하고 계시는 분들이나 일터에 나가려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플레이 온>이라 제목을 정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구로공동체 라디오 구로FM에서 주인공분들이 2주에 한 번씩 팟캐스트를 하셨어요. 그 라디오 이름이 “SK브로드밴드노조와 함께하는 노동자가 달라졌어요.”에요. 올릴 때마다 매일 소개 글을 쓸 때 “21회차입니다. 많은분 들이 들어 주세요.”라고 쓰고 마지막에 [Play on]이라고 섰어요. 팟캐스트는 play라는 버튼을 눌러야 on이 되고 라디오를 들을 수 있잖아요. 그런 의미이기도 하고요.

[play on]이 영어로 계속된다. 는 뜻이잖아요. 라디오라는 것은 주인공분들에게 파업이 끝나고도 계속된 일상적인 투쟁 이였어요. 라디오에서의 목소리처럼 주인공분들의 목소리도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play on]이라고 정했습니다.



[사진| 변규리감독(행사기록팀 김종헌)]






이 영화를 보니 감독님에 대해 궁금해져서 감독님에 대한 소개 글을 읽어봤는데요. 감독님께서 속해있는 연분홍치마라는 단체에 대해 소개 해주실 수 있나요?


연분홍치마의 본 이름은 [성적소수·문화인권 연대 연분홍치마]입니다. 연분홍치마는 올해가 13년차가 된 인권활동단체에요. 인권활동과 성 소수자 활동을 위해 현장에서 인권활동을 하고요. 그 활동을 통해 어떤 이야기나 목소리를 다큐멘터리 화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또 다큐멘터리 만들어 관객들을 만나며 문화 활동을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는 여성주의 단체이기 때문에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어떻게 연대하며 제작할지를 고민하는 단체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주인공들이 술을 마시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나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장면들을 보며 연대라는 주제가 강하게 와 닿았습니다.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연대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라디오를 공간이 꼭 주인공들에게 파업투쟁현장이 아니더라도 라디오라는 공간자체가 하나의 연대라고 생각을 했어요. 저도 연대라는 의미는 너무 크기 때문에 잘은 모르지만 연출의도에서 썼듯이 저는 주인공분들이 꼭 노동조합을 선택하지 않았어도 되었다고 생각해요.

노동조합에 이분들이 들어 가신 것은 그럴 수밖에라는 의미가 아니라 나의 권리를 찾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노동조합을 하지 않았더라면 노동을 장시간 하는 대신 임금은 많이 받을 수 있고 자존심은 깎이는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굳이 추운 겨울에 파업을 하고 동지들을 만들며 힘들게 싸웠을까? 를 생각해보면 혼자는 할 수 없다. 라는 것을 강하게 체감했던 것 같아요. 혼자 이야기를 하면 안 들어주고 소리 소문 없이 해고시키고 직원들 있는 앞에서 모욕을 주는 상황에서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라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노동조합을 하게 되면서 스스로 동료들이랑 비슷하고 같은 지향 점을 가진 사람들끼리 추운 곳에서 같이 라면을 먹고 밥을 먹으며 끈끈함이 쌓이는 것이 나중에서 그것이 연대아니였나. 주인공분들과 제가 같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연대라는 것은 고립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감독님의 전작이 <거리에서 온 편지>5명의 공동연출자였던 반면 이번 영화는 혼자 연출 하셨는데 전작이랑 달랐다거나 힘들었던 점이 있을까요?


거리에서 온 편지는 SK, LG 고공농성을 단편으로 짧게 만든 거 에요. 이 장편을 시작했을 때 거리에서 온 편지를 제안 받았거든요. 저는 혼자 작업하는 1인 제작시스템은 정말 불가능이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이 작업을 하면서 연분홍치마에 들어가서 정말 많은 지지나 응원과 선배감독들의 조언을 받았어요. 옆에 도와주는 동료가 없었더라면 찍을 수 없는 장면들이 정말 많았어요.

주인공 다섯 분을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어머님께서 오랜시간 공장 노동자였기 때문에 노동환경이 정말 열하고 힘들다는 사실을 어렸을 때부터 체감하고 있었어요. 그것에 대한 해결방법이 노동조합이라는 것을 많이 주변에서 들었기 때문에 그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뭘까 매우 궁금했어요. 특히 신생노동조합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제가 구로민중의 집에 라디오 구로FM에서 라디오PD로 일했어요. 그때가 SK, LG 통신 노동자들이 연대로 파업할 준비를 하고 있는 시점이에요. 구로지역에 있는 금천광명에 일하시는 센터 분들이 파업을 앞두고 온 구로민중의 집에서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생노동조합을 찍고 싶다고 부탁 드려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가 끝난 뒤에 주인공분들은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영화가 끝난 다음에 다섯 분 중에 세분은 노동조합 일을 계속 하시고 계시고 영화에도 나오는 한 분은 생계 때문에 다른 직장으로 옮기셨고 다른 분은 사정이 생기셔서 일을 쉬시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이 영화와 마찬가지로 비 정규직에 대한 영화를 계속 만드실 생각이신가요?

감독님의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아직 다른 작품에 대해서는 크게 구상된 바는 없습니다. 일단 저는 저희 연분홍치마에서 하는 성 소수자 운동에 전념을 하면서 그분들과 활동하며 배우면서 천천히 다큐멘터리에 대한 구상을 할 계획입니다.


시끄러운 카페 안에서도 작지만 집중력있는 변규리감독의 목소리와 생각을 들으며 뜻깊은 시간을 나눌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떤 주제의 영화를 만드시든 감독님의 소신있는 영화를 기대하겠다.


글/ 데일리팀 장예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