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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7 Daily 04_ [GV] 국내신작전 14 [주인 없는 그곳에선 무슨 일이]

  • 작성일2017.03.26
  • 조회수3,562




[GV] 국내신작전 14 [주인 없는 그곳에선 무슨 일이]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3일차인 3 25() 330분에 국내신작전 14 [주인 없는 그곳에는 무슨 일이] GV가 진행되었다. 상영된 세 편의 작품들 모두 같은 주제 아래, 사람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현장을 탐구한다.


오현경정이수 감독의 <고요수업>은 배움터가 아니라 취업 스펙을 위한 공간이 된 대학 현장을 아직 겪지 않은 동생에게 전한다. 김무영 감독의 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지어지는 교회는 저소득 아파트를 밀어내고 주차장을 지으려 한다. 권순현 감독의 <피와 재>에 등장하는 동료들은 정당한 권리가 지켜지지 않은 노동 현장에서 분신한 故신현식 열사의 뜻을 이어간다.


세 영화는 모두 그 전과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다. <고요수업>은 자본이 사회를 지배한 거시적인 사례를 언니와 동생의 관계를 통하여 전개하였다. 은 상황에 따른 음악과 픽션의 배치를 통해 연출에 깊이를 더했다. <피와 재>는 목탄 그림을 통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미학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감독과의 대화 현장에는 각 영화에서 다룬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 관객으로 참여하였다.




(왼쪽부터) 모더레이터로 참석한 류미례 감독, <피와 재>의 권순현 감독,

의 김무영 감독, <고요수업>의 오현경, 정이수 감독.


감독님들 상영 순서대로 어떻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


오현경 감독 (이하 오 감독) : 작년 3월 달에 집회 앞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텐트를 발견했다.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을 그 때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당시부터 대학의 자본화는 뚜렷한 실체는 없지만 누군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정유라 사건이 벌어지고, 이화여대 학생들이 함께하면서 최근 시간을 담을 수 있는 작업이 되었다.


김무영 감독 (이하 김 감독) : 이전에 LA 한인 타운에 있는 서류 미비자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리서치를 하다가 지역주민이 사는 아파트를 부수고 교회 주차장을 짓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지 궁금했다.


권순현 감독 (이하 권 감독) : 나 역시 기사로 <피와 재>의 신형식 열사님을 처음 접했다. 작년 1 18일에 홀로 분신하셨다는 기사를 보고 주변 선생님들에게 말씀을 드렸다. 그 이후에 남아계신 분들이 기억하는 과정을 담는게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함께 투쟁을 하시던 동료분들에게도 이 사건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고요수업> 감독님에게 먼저 묻고 싶다. 오프닝에서 동생이 등장하지만 화자로 보이는 언니는 변명도 하지 못하고 떠나버렸다고 말한다. 화자를 만든 입장에서 이 둘의 관계는 어떻게 설계하였는지 궁금하다.


정이수 감독 (이하 정 감독) : 우리가 만약 이 대학의 무대를 바꾸지 않으면 후에 계속 이어진다는 걸 동생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학생들의 자리가 통폐합 및 프라임 사업으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이 대학을 지배하는 사회를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바꾸어야 한다.


<Land without people>의 김무영 감독


<Land without people>은 연출에서 소리와 이미지를 조율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초반에 등장하는 사람이 말하는 걸 보면 마치 대사를 읽는 듯하다. 그리고 이국적인 풍경 아래 70년대 한국의 가요가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데, 어떤 기준으로 편집을 했는지 묻고 싶다.


김 감독: 최대한 몰입을 계속 끌어가는 게 아니라 단절시키려고 노력을 했다. 앞에서 부부를 연기한 사람들은 일종의 픽션, 연기를 한 결과물이다. 물론 그 사람들 역시 수창처럼 교회 주차장을 짓겠다는 퇴거명령장을 받았다. 음악 역시 비슷한 맥락이었다. 감독 입장에서 담고 싶은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


<피와 재>라는 제목을 나름 이해하려고 시도했다. 초반에 목탄이 뭉개지는 모습이 죽음으로 재가 되는 과정이라고 느껴졌다. 감독의 입장에서 제목에 대한 풀이를 해달라.


권 감독 : 대한민국의 노동 현장이 무언가를 뿌연 재 속에서 하고 있는 이미지로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장에서 당연히 인정되는 인권은 사실 그 전에 희생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함께 노동조합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어떤 사람에 대한 기억이 큰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에 감동하였다.


개인적으로 물에 비친 달이 실제 달로 디졸브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만날 수 없는 신현식 열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찾는 영화에서 이러한 연출이 눈에 띄었다.


권 감독 : 이미 떠나간 사람에 관한 영화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에 이러한 특성을 설명하고 들어가야한다고 느꼈다. 통화 녹음본에서 나오는 목소리, 주변 사람들의 파편적인 이야기들만 모으고 있었다. 존재는 있었지만 남아있는 빛에 대한 기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달 같은 게 흔히 볼 수 있는 피사체지만, 거기서 나오는 빛은 지금이 아닌 먼 우주의 과거에서 멀리 날아왔다. 도시의 야경을 보면서 고민하는 열사님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열사님과 함께 투쟁을 한 노조 사람들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분들이 영화를 본 감상이 궁금하다.


권 감독 : 가편본을 보여드린 적 있다. 그 때와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림이 많이 추가되었다. 사실 작년 여름 이후 촬영을 많이 못하고 연락만 드려서 죄송하다. 영화에서는 담지 못하였지만 노조 상황이 최근에 많이 달라졌다.


관객 : 영화에 나왔던 김동원 지부장이다. 계속 투쟁을 해온 결과 129일에 협상을 시도하였다. 거기서 보너스, 근로 요건, 사고 후속 조치 등 기본적인 사항들을 요구하였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신형식 열사를 비롯하여 우리들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노력하였다. 우리가 환경노동부에 고발을 해서 회사가 국정감사를 받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랬더니 곧바로 도장을 찍으러 나오더라. 뒤에서 응원을 보내고 영화까지 만드신 감독님에게 감사하다.


<고요수업>의 감독이 만났다던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의 김동애김영곤 부부도 오신 걸로 알고 있다. 한 말씀 부탁드린다.


관객 : 싸움을 시작한 게 이제 17년인 것 같은데, 이렇게 작품으로 나와서 너무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정유라 사건은 본질적인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자본이 교육을 망가트리고 거대권력이 대학이 그것을 은폐하였다. 어려운 작업을 완성해줘서 다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관객이 감독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관객 질문) 김무영 감독에게 묻고 싶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영화는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보다 극영화의 형식과 비슷하다. 언뜻 지나가는 자막으로 보기에 영화 속 사건은 2008년으로 매우 오래 전의 일이다. 전체적으로 극이 연상되는 방식을 사용한 의도가 궁금하다.


김 감독 : 그 사건의 당사자 분들이 영화를 출연하시는 걸 꺼려하시고 관련된 단체 역시 연결해주시는 걸 기피하셨다. 거기에 있었던 분들의 말을 전하기 힘들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인터뷰를 하고 픽션화 작업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재현이 없이는 서술이 불가능했다.


(관객 질문) 영화 속에서 많은 학생 운동이 나오는데 이대 사건의 경우는 맥락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상황과 학내 구성원들의 반응이 달라서 통일성이 느껴지지 않는데, 이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


오 감독 : 이대 학생들이 보여준 시위는 그동안의 시위 형태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본에 대한 압박을 받는 학생들이 이에 대항하는 운동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동국대학교에서는 찰리채플린 분장을 하고 블랙코미디 춤을 추었고, 마스크를 쓰고 침묵 행진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대 사건, 강사법, 프라임 사업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우리는 정의하였다.


사진 / 행사기록팀 김종헌

/ 데일리팀 이해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