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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7 Daily 04_[인터뷰] 국내신작전3 스물다섯번째 시간

  • 작성일201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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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7 Daily 04_[인터뷰] 국내신작전3 스물다섯번째 시간 김성은감독

2017 3 25일 다섯 시 반 미디어 카페 후에서 열정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물다섯번째 시간>은 2013년 3월부터 2016년 중반가지 강정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관사 반대시위를 다뤘다. 누군가가 정해놓은 미래에 안주하지 않은 저항의 시간을 담기 위해 노력한 영화이다.


이번 영화가 영화관에서 처음 상영되신 건데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린다.

감사하다. 왜냐하면 영화제를 생각하고 만든 것도 아니고, 기획을 해서 만든 영화도 아니다. 작은 규모의 영화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만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강정마을에 대한 논문도 쓰시고 강정일기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시는데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나?

원래 저는 독일에서 영상 쪽 공부를 하다가 잠시 한국에 들어올 기회가 생겼다. 독일에서 한국의 많은 이슈들을 보며 특히 강정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한번 가보고 싶었다. 직접 그곳에 가니 알 수 없는 이끌림이 계속 됐다. 독일로 가게 되었지만 3~4개월씩 강정마을로 왔다갔다하며 카메라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단순히 카메라로 기록하는 것이 빈약하다고 느껴졌다. 강정마을을 더 잘 담고 싶다는 생각에 독일 대학원의 원래 전공 이였던 미술전공을 살짝 바꿔 영상인류학을 공부했다. 다행히도 독일에서의 공부가 원거리가 가능해서 독일과 강정마을을 왔다갔다하며 하루하루 현장의 맥을 따라 촬영했다.

<스물다섯번째시간> 이라고 제목을 정하신 이유가 무엇인가?

2015 1 31일이 나와 강정마을에 있던 사람들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강정마을 해군관사 공사장 앞의 농성천막과 망루가 철거되었던 날이다. 그때 오두희 강정마을 활동가의 발언 중에 우리는 지금 세상 최고의 하루인 스물다섯번째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말이 매우 와 닿았다. 시간과 장소의 개념을 다 담고 있는 단어로 느껴졌다. 이 말을 듣고 우리에게 스물다섯번째 시간은 뭘까라는 의문에 제목을 정한 것이다.

감독님께서 시간을 중간중간에 삽입하시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간을 삽입한 이유가 무엇인가?

제주는 사건과 역사가 순환되고 있는 매우 특별한 장소이다. 우리가 보통 역사를 배울 때 역사책의 도표처럼 시간의 순서대로 배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는 기억 속에 있는 사건을 따라 진행된다. 기억을 도표처럼 만들 수는 없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삼 년의 기록을 하루의 일처럼 느끼길 바랐고, 상영시간인 78분 동안 개개인이 느끼는 시간이 다 다르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어떠한 하루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게 영화 중간마다 시계를 삽입한 것이다.


[사진|김성은감독(행사기록팀 김종헌)]

강정마을의 투쟁은 좋지 않은 결과가 계속되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결과가 나와있었던 상황이었다. 투쟁을 하면서도 강정마을에 있는 사람들 모두 결과가 바뀌지 않겠구나. 라는 마음이 든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어느 시점까지는 우리들이 정말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사람마다 조금씩다양했다. 해군기지를 확실히 없애버리고 평화의 성지로 만들자는 분도 있었고 어떤 분은 공조를 하되 강정마을의 특색을 잃지 말자고 투쟁을 하신 분도 있었다.

또 가장 현실적인 이유로는 한번 군사기지가 들어오면 팽창되는 일 밖에 남지 않는다고 우리 모두 생각했다. 그렇다면 탱크가 강정마을을 돌아다닐 것이고 주점이 들어오게 되면서 원래의 강정마을은 모두 잃는 것이다. 그런 모든 생각들이 모여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투쟁한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 바위처럼이라는 음악에 맞추어 영화가 끝난다. 그 마지막 장면은 어떤 의미로 넣으신 것인가?

2013년부터 매일 4종류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작년에는 박근혜 퇴진운동으로 6가지 춤을 췄다. 바위처럼이라는 음악은 몇 년 동안 했던 노래인데 영화 중간 중간마다 춤추는 장면을 넣었다. 이 영화는 현실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고 그 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또 춤추며 웃는 장면을 마지막에 넣음으로 인해 무거운 영화를 조금이나마 즐겁게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도 컸다.

지금 강정마을은 기사도 잘 나지 않는 상태라서 많은 분들에게 잊혀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강정마을의 상황은 어떠한지 알려주실 수 있나?

최근 정말 큰일이 강정마을에 일어났다. 미군이지스함(전쟁군함)이 오늘 25일에 처음으로 들어와 제주 해군기지에 정박했다. 해군기지 준공 이후 군인들이 이사를 오면서 마을에 경적과 군가가 울리며 해군의 존재가 커져가고있지만 미군군함이 들어온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것은 강정을 넘어서 제주의 문제인 것이다. 성산 신공항 부지에 공군기지가 들어선다는 말이 나오고있고,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면서 주민들과 활동가가 우려 혹은 예측했던 것처럼 제주가 하와이처럼 군사기지화 되어가고 있는것이다.

돌다리에 같은 데서 춤을 추는 장면 때문에 실험극으로 보이기도 했다. 냇가에서 춤추는 장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강정마을에는 다양한 예술가 및 활동가들이 살고있는데 그중에 멍게라는 활동가는 퍼포먼스 작가이도 하다. 그날 강정천 냇가의 장면은 멍게의 즉흥적인 퍼포먼스를 기록으로 남긴것이자 협업을 한 것 이기 때문에 퍼포먼스 자체의 의미나 상징성은 제가 부여하고 있지 않다. 관객들이 그 퍼포먼스를 보고 멍게가 전달하는 감정적인 무언가, 그 자체로 봐주시면 좋겠다.

감독님은 강정마을의 투쟁이나 이 영화자체가 관객이나 외부인이 봤을 때 어떤 이미지나 모습으로 비춰지시기를 원하는가?

이것이 영화의 목적이다. 강정마을의 문제를 가깝게 느끼기를 바란다. 이웃의 문제처럼 더 나아가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한다.


[사진| 강정마을해군기지 결사반대 부스(행사기록팀 김종헌)]


저는 강정마을에 2013, 2014, 2015년도 매년 비슷한 시기에 가봤다. 처음과 두 번째 방문에서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전단지를 나눠주며 해군기지에 대한 소식을 전해주시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보였다. 하지만 세 번째로 갔을 때는 전보다는 소극적으로 의욕을 잃고 있다 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도 그런 느낌을 받았나?

강정마을의 전체적인 활동은 많이 줄었다. 주민 분들도 생계를 유지를 위해 어쩔 수없이 활동하지 않고 계시는 분들도 있고 규모자체도 매우 줄었다. 국회, 대한문 앞에서 투쟁을 해왔지만 실질적인 투쟁의 목적 (해군기지 무효화) 을 이루지 못했다. 외부 연대자들이 줄면서 강정에 방문했을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들 또한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어가고 있다. 강정마을이 신문에 많이 나오고 한창 이슈가 되었던 2011년과 2012년에는 경찰과의 무력대치 등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자극적인 이미지들이 많았는데 그런 상황 자체가 이제 많지 않으니 관심이 줄어드는 부분도있다. 이런 많은 종합적인 문제가 있다.


감독님이 영화와 연출의도에서 강정마을에서의 시간이 장소가 사라짐으로 인해 개개인의 몸 속에 각인된 시간이 남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감독님께서는 그 시간을 어떤 시간으로 기록하실 것인가?

정말 강정마을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오랜시간 지켜왔던 투쟁의 장소들이나 연대의 장소들이 (농성텐트철거)가 하나둘씩 철거되고 사라지면서 모두 느꼈을 상실감을 나도 느꼈고, 서로를 연결시켜주던 큰 덩어리가 없어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정에서 해군기지반대운동은 계속되어가고있다.

그렇기에 강정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 희망과 절망 같은 단순한 개념보다는 좀 더 복잡한 개념으로 강정을 기록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해군기지뿐만 아니라 제주의 많은 문제들을 제주 외부에 알려주고 싶다. 제주 내부적인 활동만으로는 제주의 문제를 다 해결하기 힘들다. 물론 육지에서 섬으로 오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고 거쳐야 하는 문제들이 매우 많은 것은 안다. 하지만 제주는 지금 다양한 활동을 통해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일들이 젠트리피케이션과 난개발 등 매우 많으며, 일손 또한 부족하다. 감독, 퍼포먼스 활동가 등 다양한 분들이 오셔 많은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좋겠다.

덧붙이자면, 강정마을은 매일 아침 카톨릭미사와 100배 같은 종교적 행사, 1인 시위 등이 아직 해군기지 정문에서 계속되어가고 있다. 수요일 같은 경우 위안부 소녀상 퍼포먼스를 한다. 또한 기지 앞까지 내려가 깃발을 들고 춤을 추는 평화의 인간 띠 잇기 행사도 매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제, 평화학교 같은 대안활동도 많이 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와주길 바란다.

사진/ 행사기록팀 김종헌

글/ 데일리팀 장예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