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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8 Daily_03 [스케치] 시네토크4 '진실을 찾는 상처의 부표'

  • 작성일20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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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토크4 '진실을 찾는 상처의 부표'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는 2015년부터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의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 올해는 <416프로젝트 “공동의 기억:트라우마”>라는 제목으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아파했던 우리 모두의 상처를 들여다본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8에서 국내 첫 상영을 마친 후 진행된 시네토크에는 <416프로젝트 “공동의 기억:트라우마”>를 연출한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참여했고, 박배일 인디다큐페스티발2018 집행위원이 진행을 맡았다.



현장 사진 / (좌측부터) 안순호 대표, 엄희찬 감독, 문성준 감독, 주현숙 감독, 오지수 감독, 박배일 집행위원


박배일 집행위원 (이하 박): ‘공동의 기억: 트라우마’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게 되었는지.


주현숙 (이하 주):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점점 잊혀 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회적 참사이기 때문에 사회적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겨우 카메라 앞에 섰던 생존자분들과 그 주변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상 속에서 세월호 참사를 가슴에 새기면서 살았던 분들의 이야기도 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 트라우마가 어떤 색깔을 지니며 4년이 지났는지, 그래도 여전히 활동하는 모습과 세월호 인양에 대해서도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생각들을 묶어, ‘사실 이 세월호 참사는 희생자뿐 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다 같이 아파했던 기억이지 않을까’ 하며 공동의 기억 트라우마라고 이름을 지어 제작하게 되었다.


박 : 그래서인지, 영화 전체를 보면서 ‘나와 비슷한 혹은 또 다른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구나’라는 위로를 받는 한편, ‘다음을 우리는 함께 어떻게 나아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 제목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각 영화의 설명과 함께 제목이 붙여진 이유를 소개해달라.


오지수 감독 (이하 오): 나의 고민에서 시작하고 고민에서 끝난 영화이다. 희생자, 생존 학생들과 동갑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참사는 나쁜 어른들 때문에 생겼다 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과연 그런어른이 있을까 하는 고민을 가지고 만들었다. 영화 말미에 내레이션에 썼던 것처럼 기꺼이 어른이 되었으면, 계속해서 고민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어른이 되어>라는 어쩌면 결말이 없는, 온점이 찍히지 않은 제목을 지었다.


주 : 가수 아이유의 ‘이름에게’라는 노래가 공식적으로는 이야기된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 참사 학생들을 위해 만들었던 곡이라는 추천을 받고 듣게 되었다. 트라우마를 증명하는 것이 어떤 낙인이 아니며, ‘그 사건으로 인해서 아파했던 우리 모두가 같은 공동체가 아닐까’, 그리고 ‘또 다른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306명의 텀블벅 후원자들의 이름을 떠올리며 <이름에게>라는 제목을 짓게 되었다.


문성준 감독 (이하 문): 작년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기억의 손길>을 만들면서 희생자 부모님을 처음으로 가까이서 만나게 되었다. 3년, 4년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부모님들의 상실감을 영상으로 담고 싶다는 생각에 <상실의 궤>를 만들게 되었다. <상실의 궤>라는 제목은 ‘궤’라는 단어 자체에서 기괴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여러 중의적 의미로 붙이게 되었다. ‘상실’로는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궤적의 궤, 세월호의 흉물스러운 모습을 나타내는 궤, 혹은 상실들이 사라졌으면 하는 궤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궤’를 덧붙여지었다.


엄희찬 감독 (이하 엄): 목표에 처음 방문했을 때 고요하고 아름답다고 느꼈다. 낮의 고통스러운 현장과 대비되는 모습에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흐른 후 밤에도 낮과 다른 형태의 고통이 존재하며, 반복되며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포의 밤>이라는 제목을 떠올렸다. 또, 4년 가까이 우리가 어둡고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에 ‘밤’이라는 단어를 선택하게 되었다.


박: 영화적으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각각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어른이 되어>는 편지의 형식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었고, <이름에게>는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며 우리들은 어떤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실의 궤>는 여전히 진실 규명을 위해서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유가족들의 상처와 뒷모습을 들여다보며, <목포의 밤>은 다이렉트 시네마 형식으로 멀리서 목포의 밤과 낮의 온도차를 드러내며 어떤 상처들이 그 밤에 존재하는지 우리가 감각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이야기와 형식을 어떻게 생각하게 된 것인가.


오: 연출이 처음이고 영화 제작에 대해 더 공부가 필요하지만, 주인공 애진을 포함한 생존 학생들에게 어떠한 말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만드는 내내 답답했고, ‘그 답답한 마음을 영화 안에서 표현해 보는 게 어떨까’라는 기획 구성 단계에서의 논의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의 트라우마도 발견할 수 있었다. 편지 형식의 내레이션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그것이 가장 솔직한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관객과 세월호 세대로 불리는 사람들에게도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주: 1주기 당시, 나는 아직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언론에서는 자꾸 세월호를 잊으라 했고 ‘집회에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을 가지고 광장으로 나갔다. 하지만 광장에는 사람들이 가득 있었다. 그때 너무 감사했고, 모두 같은 마음임을 느꼈다. 4주기를 맞이하여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우리 모두가 당사자일 수 있다는, 그렇기에 아주 평범한 사람들을 찾고 싶었다. 트라우마를 낙인이 찍혀서 절대 치유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이해하기보다는, ‘다 같이 트라우마를 가졌다면 다 같이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문: 가까이서 부모님들을 뵙게 되면 그들의 트라우마가 심각하다. 이러한 이야기를 공론화하고 싶었다. 정부의 정책이 효과가 없으며 부모님들도 거부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무겁고 감당하기 벅차기도 했다. 하지만 분향소 등 시설물 철거하게 되면 눈앞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게 사라진다. 더 크게 다가올 공허함을 느끼게 될 부모님들이 걱정되었고, 이렇게 접근하면서 상실감을 얕게 표현하게 되었다. 계속해서 해마다 부모님들을 기록하며 이런 이야기들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엄: 차를 타고 목포에 내려가며 제목과 틀을 정했다. 기록단에 들어가면서 주인공 두 분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밤은 이미지 중심으로 심리의 축을 쌓고, 낮은 현장이 바쁘게 돌아가는 여러 모습을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촬영 중간에 ‘봄 프로젝트’의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되면서 오정훈 감독님, 주현숙 감독님의 좋은 의견들과 여러 영화들을 참고했고, 영화의 톤을 건조하게 진행했다.


박: 안순호 대표님께 묻는다. 2017년 11월 사회적 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특별법이 입법 되었는데, 2월에 3분의 2 이상의 위원회을 추천하고 임명하기로 되었는데 안된 상황인데 왜 그런지.


안순호 대표 (이하 안): 아니다. 세월호 현안들은 잊힐 만 하면 무언가 발생을 한다. 사회적 참사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특별법은 작년 11월 24일 통과되었으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당이 1월에 추천을 완료했다. 추천 임기 마감 날짜였던 2월 12일 자유한국당이 3명 추천을 완료했고 어제 첫 출근을 했다. 어이없는 상황은 1기 특조위 당시, 특조위의 진상 규명 활동을 방해하고 무력화하려고 했던 황전원이 특조 위원으로 추천된 것이다. 416연대와 가족협의회에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기자회견, 농성 등을 통해 밝히고 있다.


박: 그렇다면 특조위 2기의 가장 최근 현황은 어떠한가.


: 어제 첫 출근을 함으로써 설립 준비단 가동할 것이다. 시행령을 만들고 조사관, 사무관 채용 공고의 과정을 거치며 조사 개시 선언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가지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1기 특조위가 국회에서 만들어진 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청와대가 활동을 강제로 종료시켰지만, 2기 특조위는 조사 개시 선언 날로부터 최장 2년 동안 진상 규명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명의 감독들은 늦은 시간에도 상영관을 꽉 채워주신 관객들과 텀블벅 후원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이번 영화와 노란리본으로 세월호를 기억해달라며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하며 ‘기억하라 행동하라’라는 보다 적극적인 액션을 통해 앞으로의 새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각자의 영역에서 함께 연대하기를 소망했다. 관객들과 함께 연대의 의미를 담은 박수로 마무리되었다.


글/ 데일리팀 강유경

사진/ 행사기록팀 이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