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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8 Daily_04 [이슈기획] 기억이 영화가 되는 세가지 방법

  • 작성일2018.03.25
  • 조회수1,112

‘기억이 영화가 되는 세 가지 방법’ - 공간과 기억


우리는 때로 장소에서 추억을 찾곤 한다. 그곳에 가서 기억 하고 싶은 모습을 찾는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것들이 사라지고 있기에 남아있는 것이 더욱 반갑다. 이 공간을 지나 내가 되었다. 여전히 이곳은 변화하고 있지만 기억은 그대로의 모양으로 멈춰있다.


<당산> 스틸컷


국내신작전 15 <당산>


단산위에 당집이 있어 이름 붙어진 당산은 530년 된 나무가 지키고 있다. 아주 옛날 대 홍수 때 사람들을 품어준 나무이다. ‘나’에게 당산은 태어나고, 기억이 시작 되는 곳이다.

당산으로 돌아간다. 당산에서 좋았던 것을 추억하며 그곳에서 과거의 기억을 마주하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그러다 스쳐간 수많은 눈에 대해 기억해낸다. 지난 기억의 이미지는 떠나지 않고 불안한 꿈이 되어 찾아왔다. 20년간 나를 괴롭힌 눈이다. 당산을 바라본다. 내가 태어나고 기억이 시작된 곳이다. 변화된 당산의 본다. 그 눈들이 두고 간 것은 무엇일까.

공간은 각자에게 다른 말을 건다. 그들이 본 당산의 기억은 어떤 모습일까. 여기에서 잠시 멈춰진 당산을 만날 수 있다. 지금도 당산에는 그 눈들이 남아있고 여전히 따라온다.



<콘크리트의 불안> 스틸컷


국내신작전 15 <콘크리트의 불안>


“처음 얻은 우리집이였다.” 천천히 그러나 느리지 않게 어린 시절을 나열한다. 언제 허물어질지도 모르는 고철 아파트의 불안 속 나의 어린 시절이 있다. 아파트라는 것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모양이 단단하게 박힌 이빨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가장 매력 있는 건 ‘이’라고 하는 순간이다. ‘이’라고 할 때마다 순진한 얼굴을 드러낸다.” 그래서 ‘나’는‘ ’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몇 년도 살지 못하고 끙끙 앓다 툭 빠져버릴 거면서, 그 근질거림은 어린 ’나‘에게 꽤 큰 고역이었다.

눈은 아파트의 풍경을 담는다. 또는 아파트 주위를 천천히 돈다. 시간을 두고 빛을 따라 가기도 걸음을 따라가기도 한다. 풍경 위에 뜬금없는 내용의 나레이션이 따라오는 것 같지만, 어우러지며 ‘나’의 시선을 그린다. 내가 바라보지 않아도 아마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파트는 늘 노는 아이들로 북적였다. 20평도 안 되는 집에 살았다고 우리는 놀림을 받아야했지만 그럼에도 그곳에서 나는 살았다. 그 불안한 콘크리트와 닮은 모양으로 자랐다. 이 기억을 따라가며 내부와 외부의 불안이 섞이는 것을 본다. 아직도 그 콘크리트에는 어린 내가 살고 있다.


‘집’ 이라는 공간과 기억이 주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다면 <집의 시간들>(연출 라야)을 만나길 바란다. 재건축 예정인 둔촌주공아파트에서 각자가 보내온 여러 개의 시간의 기억을 만날 수 있다.


글/ 데일리팀 백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