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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8 Daily_06 [리뷰] 국내신작전6 <옵티그래프>

  • 작성일2018.03.27
  • 조회수1,170

국내신작전6 <옵티그래프>


외조부의 자서전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이원우 감독은 외조부의 사망 이후 그 부탁을 실천하게 된다. 외조부의 부탁이 평생의 숙제처럼 남아있었다고 말하는 이원우 감독은 그의 기록을 쫓게 되면서 그 안에서 국가 안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옵티그래프>는 분명히 외조부의 기록이지만, 동시에 이원우 감독 본인의 이야기이기도 한다.


<옵티그래프> 스틸컷


사랑해 마지않던 외조부, 독립운동을 했던 외조부 장석윤. 스스로 본인의 삶을 기록해왔고, 외손녀에게 자서전을 부탁했던 만큼 국가에 남은 본인의 기록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던 감독은 그가 한때 현재의 경찰청장의 자리인 치안국장의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시 있었던 국민 보도연맹 학살사건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그 위치는 각종 사회운동에 참여했고, 끊임없이 국가가 개인에 행하는 폭력을 기록해온 감독이 걸어온 길과 대비되어 보인다. 짧은 토막의 필름들이 과거와 현재의 기록을 반복하며 그 대비를, 그리고 감독의 고민을 보여주는 듯 하다. 감독은 본인의 시선으로 남겨진 기록들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며 ‘국가란 무엇이고, 그 안에서의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감독은 그 기록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외조부 기록은 국가의 공적 기록으로 남았으나 감독이 기록해온 국가 폭력에 투쟁하는 사람들의 기록은 공적 기록이 되지 못했다. 국가의 역사는 개인을 지우며 기록되는 것일까. 하지만 남겨진 기록에서 외조부가 민간인 학살에 가담했다는 확실한 정보는 찾을 수가 없다. 또한, 미국에서 한국전쟁의 기록을 찾지만, 관련 기록물은 남아 있지 않거나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편집되고 연출되어 있을 뿐이다. 남은 기록마저 어느 쪽으로 유리하게 연출된 것인지, 무엇이 진실인지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모든 기억은 편집되고, 모든 기록은 연출된다.’ 영화에서 감독은 우리에게 이러한 말을 전하고 있다. 모든 기록은 감독의 눈으로 연출되었고, 과거의 기억은 기억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편집된다. 기억과 기록이 어떻게 남겨지는가에 대해 마지막까지 의문을 던지고 있는 이유는 어쩌면 이는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들을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글/ 데일리팀 강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