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뉴스레터

      뉴스레터      

인디다큐페스티발2018 Daily_06 [인터뷰] '봄프로젝트' 감독을 만나다

  • 작성일2018.03.27
  • 조회수1,360

'봄프로젝트' 감독을 만나다


3월 26일 월요일 오후 3시 30분, ‘봄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인디다큐페스티발2018에서 첫 상영을 마친 네 분 감독들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인터뷰에는 <목포의 밤>의 엄희찬 감독, <도망치는 것은 비겁하지만 도움이 된다>의 박향진 감독, <통금>의 김소람 감독, <졸업>의 박주환 감독이 자리했다.


현장 사진 / (좌측부터) 박향진 감독, 박주환 감독, 김소람 감독, 엄희찬 감독


감독님 본인과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리고 작품의 기획 의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엄희찬 감독 (이하 엄): 2016년부터 미디어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 <목포의 밤>은 4주기를 맞이해서 무엇을 찍을까 고민하던 중 당시 이슈였던 인양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목포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밤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미지와 낮의 가족들이 배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고통이 대비된다고 느꼈고, 이것을 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목포에 갔을 때 밤에도 여전히 낮과 같이 고통스러운 느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향진 감독 (이하 박향진): 서울에 올라온 지 10년 정도 되었다. 서울 생활이 힘들다고 말하는 친구들과 고향인 남해에 가서 뭔가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고, 그런 과정이 청년 세대와 관련된 이야기로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제작 지원을 받게 되어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청년에 국한되는 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때로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냐는 식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 처음에는 나 자신도 확신이 없었지만 계속해서 우리가 어떤 마음이고, 이것이 비난을 받을 수 있는 행위인가를 생각하면서 만들어 나갔던 것 같다.

김소람 감독 (이하 김): 아버지가 통금이 심하셨다.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었고 이것에 대해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말씀을 어디까지 수용을 해야하며, 부모님은 자식들을 어디까지 좌지우지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지만,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것은 여성들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고 영화가 확장되었다.

박주환 감독 (이하 박주환): 다니고 있던 학교인 상지대의 비리와 관련된 것들을 10년 정도 찍었었다. 처음부터 영화로 만들겠다고 찍은 건 아니었지만, 찍은 영상들이 계속 쌓였고 언젠가는 정리해서 영화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씩 편집하고 있던 것을 ‘봄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몰입해서 작업했다.


‘봄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고, 어떤 지원들을 받으셨는지 묻고 싶다.

: 원래 3월 정도에 공고가 났는데 작년에는 9월에 공고가 났다. 그래서 지원할 생각이 없었는데, 마감 이틀 전에 통장에 500만 원이 들어오는 꿈을 꿔서 급하게 지원하게 됐다. (일동 웃음) 피드백이나 장비 지원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박향진: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짧게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워크숍을 했었는데, 그 과정이 재미있었다. 이런 식으로 사회와 나의 접점을 고민하고 얘기해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조연출을 하고 있던 작품의 감독님을 통해 봄프로젝트가 신진 작가들을 양성할 수 있게 하는 제작 지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지원을 결심했다. 다큐멘터리를 해온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장비도 없었고 네트워크도 많지 않았는데, 장비를 거의 다 빌릴 수 있었고 고민을 같이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항상 존중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 2015년부터 지원에 대한 생각이 있었고 2017년도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생각했던 것이 농축되어서 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박주환: 매일 혼자 편집하고 혼자 보면서 작업에 대한 객관화가 안 되어 있었다. 영화의 사전 정보나 상황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들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알기 어려웠다.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른 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중점적으로 봤으면 하는 점이나,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대상이 있다면?

: 사실 만들 때 누가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여성분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 여성의 시간과 공간에 주목해서 보셨으면 좋겠다. 거의 일생 내내, 여성의 시간은 알게 모르게 통제가 되어있을 수밖에 없는 사회와 제한된 공간에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다.

박향진: 우선은 공감하실 법한 분들이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같이 공감하고, 영화 속 출연자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는 보통 사회적으로 청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일자리나 세대 갈등 같은 것으로 이야기가 많이 되는데, 실제로는 마음속에 겪고 있는 문제나 심리적으로 겪고 있는 아픔이 크다. 그런 것들에 집중해서 봐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년 정도가 됐지만, 아직도 해결된 건 마땅히 없다.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목포에서 어떻게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에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또, 단순히 보이는 부분뿐만 아니라 유가족분 들의 트라우마, 심리 상태에 주목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박주환: 믿고 신뢰했던 사람의 태도가 변하는 것을 보고 배신감과 무너짐을 느꼈다. 총장이나 교수, 교직원같이 공인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학생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왔는지 보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현재에도 총신대, 동국대, 서울예대 등의 학교에서 투쟁 중인 학생분들이 보시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제작하며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 첫 작품과 달라지고 싶다는 압박감이 컸다. 이전의 나를 부정하고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었지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해결한 것 같다. 개인 제작자로서 섭외도 힘들었다. 

박향진: 개인적인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힘들었고,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내가 하는 이야기가 너무 나 자신에게 도취했거나, 내가 보고 있는 것이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힘들지 않았던 적이 없다. 처음에 기록단에 들어가서 촬영을 하게 되었는데, 희생자 가족들의 감정에 동요가 되어서 우울하기도 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을 담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나 다양한 피드백으로 인해 고민도 많이 했다.

박주환: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편집을 할지, 당사자 입장으로 편집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그 과정을 다시 보는 것에서 힘든 점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박향진: 작품은 아쉬운 점이 많고 부끄러운 점도 많기는 하지만, 영화제에서의 경험은 기분 좋은 경험이다. 아쉬운 점은 조금 더 보완하고 싶고, 남해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 중인 부분이 있어서 조금 더 추가로 촬영도 해보고 싶다. 

: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재미있었고, 내가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 작업하는 것이 벅찼었기 때문에 단체에 들어갈 것을 고민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 여성주의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 당장은 엔딩에 들어가는 음악 수정을 하려고 한다. 세월호 미디어 활동가로서 언제까지 활동해야 하는지 고민을 하고 있다. 밝고 가벼운 영화를 하고싶다는 생각도 한다. 당분간은 쉬면서 체력을 늘리고 작업을 하고 싶다.

박주환: 원주에서 세월호 대책위 활동을 하셨던 분의 사진이나 2016년 촛불 집회의 사진을 찍어둔 것이 있다. 그것들을 정리해서 사진집 형태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


글/ 데일리팀 강유경

사진/ 기록티 이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