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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9 국내신작전 선정의 변

  • 작성일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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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9 국내신작전에는 단편(60분 미만) 90편, 장편(60분 이상) 28편으로 총 118편이 출품되었습니다. 국내신작전 프로그래머 4인이 전체 출품작을 함께 보았고, 선정회의를 거쳐 총 31편(단편 20편, 장편 11편)을 국내신작전 상영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9 국내신작전 선정 프로그래머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나다순)


김수목 (다큐멘터리감독)

오민욱 (다큐멘터리감독)

이도훈 (영화평론가)

정지혜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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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는 지난 한 해, 길게는 몇 년 간에 걸쳐 노동, 이주, 역사, 여성, 장애, 공간, 청년, 탈조선, 성소수자 등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만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무엇이고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늘 반복되면서도 중요한 질문들을 떠올리며 어떤 지점에서 함께 보면 좋을지 계속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 기억해야 하고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며 생생한 현장과 그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사람들을 담담하게 기록한 작품들과 자신의 방식으로 하고픈 말을 묵직하고 힘 있게 끌어간 작품들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진로와 정체성, 불안한 미래에 대한 청년세대의 고민이 담긴 작품들이 많았지만 비슷비슷한 형식의 한계들로 선정이 적어진 아쉬움도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다큐멘터리들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하거나 잊고 있던 이야기들이 함께 풀어지고 논의되는 장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김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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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는 인간이 이 세계에 그려놓은 궤적들을 수집하는 시청각적 전략의 오래된 방법론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국내신작전 선정에서 제각기 다른 모양과 성질의 작품들을 살펴보며 그 범상한 방법론이 단순하게 역사(시간)의 질량에 기대어 투명하게 얽혀있는 과거시제를 현재의 국소한 비전에 비추어 미래를 고정적으로 속단하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개인적인 다짐으로 들여다보았던 작품들 속에서 만날 수 있었던 보편적이면서도 고유했던 인간의 모습은 단순하게 요약될 수 없는 울림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체제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삶의 조건에 대한 시선에는 머리와 가슴보다 두 뺨의 온도가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이 울림과 온도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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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개성이 다른 작품 중 일부만을 선별하는 일은 고역이었습니다. 주제만 놓고 봤을 때 재개발, 젠더, 가족, 교육, 이주, 청소년, 역사 등을 다룬 작품들이 많았고, 그런 다양성 덕분에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음악, 연극, 무용 등 타 예술 분야를 다룬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출품된 작품들은 크게 대중 친화적인 성향과 예술 지향적인 성향으로 구분 가능했는데, 이것은 오늘날 독립 다큐멘터리의 중심축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처럼 여겨졌습니다. 액티비즘 성향의 작품이 적었고, 사적 다큐멘터리와 에세이영화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작품이 많았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소재의 풍요가 안겨주는 즐거움이 형식의 빈곤이 야기하는 안타까움을 상쇄시키지 못했습니다. 연출자가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고 자기를 배려하는 것만큼이나 타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세상을 향해 온정을 쏟는 태도를 겸비했으면 합니다. 형식적으로 진부하건 세련되건 간에 다큐멘터리의 진가는 그것이 어떤 대상과 사건에 대한 성실한 관찰과 진솔한 대화에서 우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를 포함해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만나게 될 많은 다큐멘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해 헌신하는 교육가, 웅변가, 시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이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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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버텨낸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 말의 무게를 쉬이 가늠하긴 어렵지만 아마도 시간을 버텨낸다는 건 가장 오랫동안 아파한 사람에게 허락되는 말, 가장 마지막까지 아픈 곳을 향해 질문하는 이의 시간이자 태도일 거라 짐작합니다. 올해 국내 신작 가운데 시간의 더께를 감당하며 우리 앞에 도착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말과 글로는 차마 설명하지 못했던 내밀한 자전적 시간, 비극적인 사회적 사건 이후 사라졌거나, 존재하지만 더는 보이지 않는 사람과 공간의 기록입니다. 세월호, 재개발, 해고 노동 현장, 촛불 광장 이후의 현재를 보여주는 영화, 연약하지만 굳건하고 성글지만 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한편 범주화의 시도를 무색하게 하며 뚜렷한 미학적 설계 하에 작가적 좌표를 그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6년 이후 두드러졌던 페미니즘과 성정치의 관점에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의 출품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은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인디다큐페스티발을 통해 이들 영화가 관객과 만나며 흥미로운 논쟁과 논의를 불러오길, 그리하여 각자의 시간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갱신되길 바라봅니다. (정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