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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9 Daily_01 [개막작 리뷰] 벗어나고자 했던 것에서 얻은 답, <방문>

  • 작성일2019.03.21
  • 조회수4,239

벗어나고자 했던 것에서 얻은 답, <방문>


때로는 필사적으로 벗어나고자 했던 것으로부터 답을 얻기도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삶, 그리고 계속되는 굴레. 영화 <방문>에서는 ‘나’를 포함한 여성 3대의 이야기와 수많은 이미지를 통해 여성의 삶을 바라본다.




<방문> 스틸컷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 이 영화는 서울, 노량진의 풍경으로부터 시작된다. 고향이 춘천이었던 나는 어릴 때부터 춘천의 물비린내와 퀴퀴한 냄새가 싫었다. 춘천은 언제나 ‘떠나고 싶은’ 곳이었다. 그랬던 나는 서울에 올라온 지 4년째, 입시에서도 취업에서도 좌절을 맛본 뒤 문득 ‘춘천’과 ‘엄마’를 떠올린다. 춘천만 떠나오면 악몽에서도 엄마에게서도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는 춘천으로의 ‘방문’을 떠난다. 춘천에서의 엄마는 4년 전과 같다. 열심히 일을 하고, 또 열심히 살아간다.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춘천으로의 방문,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엄마와 엄마의 엄마인 외할머니의 삶을 마주하며 그 속에서 ‘나’의 삶도 발견한다.


<방문>은 한 가족의 일상 속에서 나, 엄마, 그리고 외할머니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를 드러낸다. 서로를 미워하고, 정도는 다르지만 아들에 대한 열망이 있으며, 성추행을 당하거나 아버지의 도박 때문에 팔려 가는 등 여성으로서의 어려움을 겪었다. 점점 드러나는 공통적인 면들을 통해서 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또 서로를 떠올린다. 그래서 엄마와 나는 어린 시절 춘천을 그렇게도 떠나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 그곳을 떠나면 지긋지긋한 굴레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러나 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또 춘천으로의 방문을 통해 엄마의 삶을 대면하면서 점점 서로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한다.


영화 <방문>에는 주로 드러나는 엄마의 삶과 일상 외에도 은유적인 이미지가 함께한다. 감독의 생각을 담고 있는 내레이션과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가령, 계속해서 다른 형태로 등장하는 ‘물’의 이미지,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 사이사이에 들어간 ‘새우’와 ‘벌레’의 이미지 등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은근하게 담으면서도 관객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는 풍경, 감독과 엄마의 일상 속에서 흐르고 있는 이미지들을 포착하면서 우리는 그들의 삶을 직접적이면서도 간접적으로 대면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발생하는 몇 가지 물음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라. 그리고 은유적 이미지로 인해 발생하는 느낌을 마주해보라.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스스로에게 생기는 생각들과 느낌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삶에 대한, 그리고 우리의 삶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글/ 데일리팀 김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