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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9 Daily_02 [이슈기획] 공간의 의미, 거주 그 이상의 것

  • 작성일2019.03.21
  • 조회수664

[이슈기획] 공간의 의미, 거주 그 이상의 것


우리는 공간 속에서 어떤 사람으로 존재 하는가.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공간을 점유하는 포식자가 되기도 하고, 자신만의 터전을 지켜내기 위해 투쟁하는 피식자가 되기도 한다. 또한 도시의 일원으로서 무언가가 생기고 사라지는 모습을 하염없이 지켜보는 관찰자이기도 하다. 각자에게 공간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아래의 4편의 상영작을 통해 공간 속에서 저마다 다르게 존재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해 볼 수 있다.


국내신작전 12 <망치>

랩은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비트에 얹어 표현하는 저항의 음악이다. 감독은 자신의 주변 인물들이 건물주로부터 받은 부당함을 랩이라는 형식으로 표출한다. 건물주의 요구로 인해 세입자는 건물을 비우기 위해 망치로 구조물들을 해체한다. 그리고 그 순간, 공간에서 머무른 모든 추억이 함께 처참히 부서진다. 주인은 자신의 자리에서 세상을 밝힐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공간의 진정한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국내신작전 14 <편안한 밤>

영화는 강제집행이 이루어지는 장위7구역의 마지막 주민 조한정 씨의 이야기를 담는다. 그의 집은 아버지가 그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이기도 하다. 그에게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는 단순히 거주를 위한 물질적인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본은 공간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한정 씨의 집이 강제집행 되는 시점에 집에 있던 감나무가 마치 때를 아는 것처럼 시들어 갈 때, 우리는 공간이 자본을 넘어서 살아있는 기억으로 존재함을 깨닫는다.




국내신작전 14 <환영의 도시>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타워의 개장을 축하하기 위해 11분간의 화려한 불꽃놀이가 진행되었다. 불꽃은 하늘을 향해 높이 뻗어있는 타워를 둘러싸며 사방으로 공중을 향해 흩어진다. 불꽃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영상을 찍고, 각자의 언어로 감상을 표현한다. 11분간 빛나는 불꽃들은 정해진 시간이 끝나면 마치 환영처럼 사라진다. 그러나 불꽃의 형상이 담긴 기록물은 누군가에게 영원히 간직된다.



국내신작전 14 <거대 생명체들의 도시>

작은 벌레들이 꼴 보기 싫어서, 여름에 귀가 따갑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듣기 싫어서 거대 생명체들은 작은 것들의 존재 의미를 박탈시킨다. 영화는 모자이크/타이포 이미지와 생명체들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교차하면서 보여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두 가지 방식의 이미지는 동질화된다. 작은 사각형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하늘을 덮을 만큼 수많은 새의 이미지가 교차되며, 작은 것들이 존재하며 세상을 구성하는 순간을 표현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만의 소리로 세상을 가득 채운다. 그러나 거대 생명체들에게 그 소리는 소음이 될 뿐이다. 이제 우리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글/ 데일리팀 장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