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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9 Daily_03 [이슈기획] 나의 페미니즘을 찾아서 <핑크페미>, <스윗 골든 키위>

  • 작성일2019.03.22
  • 조회수492

[이슈기획] 페미니즘 이슈 작품 소개, 나의 페미니즘을 찾아서 <핑크페미>, <스윗 골든 키위>


“페미니즘을 색깔과 맛으로 표현한다면?” 누군가는 페미니즘은 코스모스 꽃잎 같은 분홍색이라고 얘기하고,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페미니즘은 잘 익은 키위 같은 맛이라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시대적 상황, 자신이 처했던 환경, 그동안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이 사람마다 다르기에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도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페미니즘’은 여성 문제 앞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고민하고, 반응하고, 변화한다.






국내신작전 13 <핑크페미>

영화는 엄마와 딸의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대화로 진행된다. 결혼한다는 이유로 결혼식 3일 전에 등 떠밀려 사표를 내고 경력단절이 되었다가, 신문에서 '여성의 전화' 광고를 보고 여성운동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 엄마. 그리고 그런 엄마 밑에서 자라며 짧은 머리를 고수하고, 치마 원복을 거부하는 꼬마 페미니스트로 유년 시절을 보낸 딸 아름. 하지만 커갈수록 아름은 페미니즘에서 도망가고 싶은 일들을 마주하며 핑크색 물건들을 사 모으고, 엄마가 가져다준 펜 위에 쓰인 ‘여성의 전화’를 가린다. 이후 촛불 혁명과 #METOO 운동을 통해 세간의 화제가 된 페미니즘 앞에서 딸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해나간다.



영화에는 그들이 딸과 엄마임을 보여주는 장치가 많다. 24년 전의 아름과 엄마의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들이 함께 밥을 먹는 주방 식탁에서 편한 자세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잠깐 하다가 끝날까봐 걱정스러워. 너희 젊은 친구들이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아. 그래서 그런 모니터링단 활동을 하는 건 어때?”라고 제안하는 엄마는 엄마이자 ‘선배 페미니스트’로 보인다. 영화의 끝이 가까워질수록 두 페미니스트 ‘남아름’과 ‘변현주’로서 이야기 나누는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국내신작전 17 <스윗 골든 키위>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겠다는 듯 카메라는 초반에 비행기 기내 화면과 공항 수화물 컨베이어벨트를 비춘다. <스윗 골든 키위>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두 여자가 등장한다.

첫 번째는 한국이 그리워 키위 포장으로 번 돈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감독 전규리의 고모 전혜순. 한인 이민 1세대가 형성되기 전에 뉴질랜드에 이주해 30년 넘게 키위 팩하우스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으로 가는 키위를 포장할 때 그녀는 키위 몇 개씩을 더 넣으며 모국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표현한다. 그렇게 2년간 번 돈으로 1년 치의 생활비를 쓰고, 남은 5000불은 저축해 한국으로 간다. 그녀의 발걸음은 자꾸만 한국으로 향한다.


두 번째는 워킹홀리데이로 키위 포장을 하며 돈을 벌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한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박진희. 그녀는 키위 농장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장거리 연애 안에서 정착해야 하는지, 어디론가 다시 떠나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한국에서 다니던 회사에서는 여자 상사가 많지 않아 롤모델로 삼을 사람이 없음을 느낀다. 임신해서 감기약도 못 먹는 사람에게 회의 시간에 기침했다고 팀장이 소리 지르는 것을 지켜봐온 그녀. "이제 미래를 위해서 현재 희생해야 하는 삶은 더이상 살지 못할 것 같다고, 다시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자 다른 이유를 가지고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키위를 포장하는 사람들. 그 목적지도, 이유도, 방법도 다 다르다. 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의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의 이동은 이원론적인 것이 아닌, 혼종적이고 다원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인생은 농장에서 재배되고 팩킹되는 키위보다는 복잡한 것이니까.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한 달이면 도착하는 키위보다 우리 인생은 기니까.



글/ 데일리팀 전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