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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9 Daily_03 [GV] 국내신작전16 ‘당신과 나의 하루’

  • 작성일2019.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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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신작전16 ‘당신과 나의 하루


3월 22일 (금) 오후 4시, 국내신작전 16 ‘당신과 나의 하루’ GV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2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밤낮>의 우주인 감독, <463 Poem of the lost>의 권아람 감독, <우리 아버지께>의 김유진 감독의 어머니이자 영화에 목소리로 출연한 이덕순 님이 참석했다. 진행은 신은실 집행위원이 맡았다.




신은실 집행위원 (이하 신): 샹탈 애커만의 <잔느 딜망>으로 작품을 만드셨는데, 작품의 제목을 동 감독의 다른 영화 <밤과 낮 (원제: Night and Day)>으로 붙이신 배경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우주인 감독 (이하 우): 샹탈 애커만 감독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잔느 딜망>을 가장 먼저 극장에서 본 것 같아요. 처음에 보고 충격적인 기억이 있어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잔느의 3일 동안을 계속 보여주거든요. 첫째 날은 밤부터, 둘째 날은 낮과 밤, 셋째 날은 낮을 보여주고 끝나요. 그래서 영화를 다 만들고 제목을 <밤낮>이라고 지었습니다. 나중에 <밤과 낮>을 본 것이 생각났습니다.


신: <우리 아버지께>에는 공간이 바뀌면서 여성 신도들께서 기도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간이 바뀌어도 계속해서 펼쳐져 있는 '상'이 보였는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상'인지요?


이덕순님(이하 이): 방안에 같은 '상'이 자꾸 보이죠. 교회에서 행사 때 선물한 건데 있는 집도 있고 없는 집도 있어요. 있는 집에 가서 평소에 기도하시는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그 '상'은 종교적인 의미를 나타내기보다는 절대자를 향해 신앙을 가진 분들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종교와 상관없이 부모는 자녀가 행복하고 잘 지내기를 항상 마음속으로 누군가에게 빌고 있거든요. 연세 드신 부모님의 마음을 잘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 권아람 감독님은 이번 작품에서 이른바 ‘위안부’라는 역사적인 문제를 다루면서 태국 로케이션을 하셨어요. 태국이라는 공간에 특별히 포커스를 맞추신 이유가 있나요?


권아람 감독(이하 권): 일단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도 역사적으로 커다란 트라우마가 있었던 공간들이 지금 어떻게 남아있을까 궁금했어요. 왜 태국이었냐면 제가 짧은 워크숍을 통해서 2주 동안 태국에서 작업할 기회를 얻게 됐어요. 그때 태국 군부에서 관련 문서를 공개했고, 그 주제로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태국에 가서 남아있는 문서 아카이브를 봤는데, 바스러질 것 같은 종이에 명단이 남아있는 걸 봤어요. 그곳에서 '위안부' 생활을 하셨던 분들의 삶이 이 공간에 어떻게 남아있을까, 다큐멘터리 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질문들을 가지고 작업했습니다.


관객 1: <463 Poem of the lost> 촬영 구도나 연출 기법에서 특이한 방식이 많이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인터뷰하실 때 고려하셨던 사항이나 중점적으로 담으려고 하신 부분은 무엇인지 다큐멘터리 제작하려는 사람으로서 궁금합니다.


권: 이 영화는 일종의 로드무비처럼 진행이 됐었어요. 3일 동안 촬영하면서 마음속에 담고 싶은 이미지는 있었지만, 어떤 상황을 목도할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인터뷰도 마찬가지로 태국인 노인들을 인터뷰하다 보니 통역을 맡아주신 분이 진행하셨어요. 그래서 영화 전반부에 사람도 공간을 차지하는 풍경처럼 드러낸 부분은 이 영화의 작업 과정과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후반부에는 기억 혹은 망각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신: <밤낮>에서 공간을 다른 각도로 보여줌으로써 삼차원적으로 볼 수 있게 하신 점이 신선하고 재밌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공간들을 나누셨나요?


우: 만들 때에는 같은 공간, 시간대에 미묘한 차이들이 보이는 장면들로 구성을 했고요. 시간을 다르게 표현해도 <잔느 딜망>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비슷하게 느껴질까 하는 궁금증으로 시작했어요. 초반에 분할 화면을 많이 나누고 중반에 적어지고 마지막에 하나만 보여지는 식으로 구성을 해봤고요. 같은 공간이고 다른 날이지만 같은 시간대에 주인공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는 걸 한 화면에서 보여주면 차이를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공간을 배치했어요.


신: <우리 아버지께>의 기도하시는 출연자들이 영화를 다들 보셨는지 마음에 들어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신도들이 보시기에는 교회가 차갑게 보이기도 하니까 혹시 마음에 안 드실 수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저는 영화를 봤지만 시골의 교회 분들은 아직 영화를 못보셨어요. 요새 시골이 공동화 현상 때문에 평균 연령이 70 정도 돼요. 그 분들이 영화 출연을 부담스러워하셔서 힘들게 부탁을 드려서 촬영했어요. 시골 목사님이 빨리 봤으면 하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우리 딸이 CD 준비해주면 시골에 가서 보여드릴겁니다.


관객 2: 저는 두 감독님께 가벼운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먼저 <463 Poem of the lost>에서 ‘기억한다고 쓰고 지워버린다’는 구절이었던것 같아요. 감명 깊었습니다. 권아람 감독님이 느끼신 감상이 궁금하고요. 우주인 감독님은 영화 화면 분할을 어떤 기준으로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권: 말씀해주신 그 구절의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작업을 준비하면서 태국에 관련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 기록을 접하기 어려웠어요. 직접 장소를 찾아갔을 때도 너무나 다른 공간이 됐다고 느꼈어요. 기념관 같은 곳에서 기억하는 전쟁의 기억이 아득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기억하고 싶고, 기억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이긴 한데 어쩌면 너무 쉽게 기억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잊지 않으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지만, 물리적인 장소를 찾아갔을 때 그런 것들이 없는 기억을 정말 기억한다고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우: 저는 잔느의 시간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고민에서 분할화면을 도구로 쓰게 됐어요. 영화가 보여주는 3일 동안 잔느가 점점 지쳐가거든요. 처음에는 일상생활을 잘해 나가다가 조금씩 지쳐가는데 그 모습을 분할화면으로 표현했어요. 처음에는 인간성이 배제된 기계적인 모습이 보이도록 화면을 많이 나눠서 보여줬고, 인간성이 더 표출된다고 생각하는 후반부로 가면서 점점 줄어드는 구성을 취했습니다.


신: 계속 세분께 듣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요, 다음 상영이 있어서 퇴장해야 할 시간입니다. 참석해주신 관객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글/ 데일리팀 박서정

사진/ 기록팀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