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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9 Daily_04 [GV] 국내신작전6 <공사의 희로애락> - 아버지의 일터에서, 눈을 마주 보았다.

  • 작성일201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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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신작전6 <공사의 희로애락> - 아버지의 일터에서, 눈을 마주보았다.


3월 23일 (토) 오전 11시, 국내신작전 6 <공사의 희로애락> 관객과의 대화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에서 진행됐다. <공사의 희로애락>의 장윤미 감독이 참석했으며, 진행은 정진아 국도예술관 프로그래머가 맡았다.



정진아 (이하 정): 안녕하세요, <공사의 희로애락> GV를 맡은 정진아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장윤미 감독 (이하 장): 안녕하세요, <공사의 희로애락>을 만든 장윤미라고 합니다.


정: 우선 감독님, 어떻게 이 작품을 만들게 되셨는지로 첫 질문 드리겠습니다. 작품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장: 제가 평소에 건축물 중에서도 건설 노동 자체에 관심이 많았었어요. 처음에는 그동안 건축가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많았는데, 건설 노동자에 관한 건 별로 없지 않나, 그렇게 해서 단편으로 건물과 건설 노동자들의 기억을 결합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근데 아마 그 관심은 제 아버지가 건설 노동을 오래 하셨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일단은 아버지의 얘기를 좀 듣고 싶었어요. 원래 아버지 얘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아버지 얘기를 듣고 관련한 정보도 얻고 인터뷰를 하고 싶어서 만났는데 아버지 얘기가 저한테 너무 인상이 깊어서, 그 이야기를 그대로 최대한 살리고 싶은 생각이 생겼어요. 근데 그렇게 방향을 틀고 보니까 좀 더 길어지고 지금의 결과물이 나왔어요. 아버지를 단순히 아버지가 아닌 노동자로 바라보려고 했지만 제가 아버지의 기분을 의식하고 전화 통화를 하다 보니까 좀 더 사적인 것도 많이 들어가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두 가지가 섞인 지금의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정: 제가 이 영화를 여러 번 봤는데, 예전에 봤을 땐 노동자와 건물에 대한 것들 그리고 사람 이런 것을 봤다면, 오늘 볼 땐 굉장히 사적인 느낌으로 다가왔거든요. 다큐멘터리라는 틀 안에서만 보면 우리가 정보를 얻으려고 한다거나 공론화되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게 되는 편이잖아요, 그런데 오늘 봤을 때의 느낌은 전체적으로 이 사람의 삶을 ‘훔쳐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거든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의도가 있으신가요? 특정 인물이 아니라 아버지라는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인터뷰라든지 내용을 만들어 가실 때 고민을 했을 거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장: 아마 그렇게 느끼신 이유가 전화가 들어갔기 때문이 컸을 것 같아요. 전화를 쓰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고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니까 넣기까지 아버지를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넣고 싶었던 이유는 아버지와 일에 관한 걸 중심으로 영상 인터뷰를 했다면,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좀 더 내밀한 이야기가 나오는 느낌이었어요. 마주보고 하는 인터뷰가 공적인 느낌이라면, 전화 인터뷰는 좀 더 사적인 느낌인데, 제가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느낌을 섞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 내용 자체를 쓰고 싶었던 건 아버지를 인터뷰하면서 아버지는 저와 다른 세대고 저와 생각이 다른 점과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지만 제가 그걸 있는 그대로, 최대한 평가하고 싶지 않았어요. 동시에 제가 최소한으로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어요. 전화 인터뷰에서 쓸 수밖에 없었던 건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 할머니에 대해서 비참하다고 얘기하시는 부분에서 물론 그런 감정이 드신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할머니의 삶을 그렇게만 바라보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도 그 정도의 말미를 주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아버지와 얘기를 하다 보니까 좀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아요. 어쨌거나 아버지가 이 당시에는 우울감이 심하셨고, 계속 한 자리에 머무셔서 당신의 뒤를 돌아보시는데 저는 거기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연출가로서든 딸로서든. 근데 긴 대화 끝에 아버지가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고 얘기하셨을 때 저는 힘들었지만, 아버지와 카메라를 두고 얘기를 한 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정도의 희망은 전하고 싶어서. 그러다 보니까 좀 더 내밀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정: 그럼 이제 관객분들 질문받아볼 텐데요, 질문도 좋고 느낀 것들 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좋습니다.


관객1: 저는 질문과 보고 난 감상 두 가지가 있는데요, 이 영화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오늘 와서 봤는데, 근래 본 영화 중에 거의 완벽한 ‘사적 다큐메터리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하게 감독님의 아버지만 집중해서 찍었잖아요, 한 인물만. 그런데도 그 속에 우리나라 근대와 아버지 세대들 그리고 현재로도 이어지는 노동 문제, 그 시대의 문화 그리고 할머니 얘기까지, 근대사나 노동문제가 다 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의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현대사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완벽한 것 같아요.


감독님이 딸이지만 ‘그렇게 비참하게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60 인생이 이제부터인데’라고 아버지에게 건네는 말을 통해서 저희도 부모세대에게 느끼는, 노동으로 비참하게만 보냈을 것 같은 노동자들에게 그들에게 건네고 싶은 위로가 다 담긴 것 같아서 굉장히 영화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인서트컷이 되게 좋았거든요. 그 맥락과 의도를 알 수 없지만, 그냥 되게 좋게 느껴졌어요. 그 인서트 컷을 계속해서 고속도로 달리는 장면과 아이가 자전거 타는 장면, 그리고 사소하게는 새가 전선줄에 앉아있는 것들도 있었는데, 감독님이 그런 인서트컷을 선택한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장: 사실 아버지가 노동을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구술이 더 중요해서 이미지는 부차적이긴 했어요. 저도 그 부분이 좀 아쉬운데, 건물 같은 경우에는 아버지가 직접 지었기에 썼던 거고, 고속도로 장면은 (저는 운전을 하지 못하는데) 항상 아버지에게 들으면서도 인정하기 싫었던 건 ‘운전해보지 않으면 이 사회생활을 모른다.’는 얘기였어요. 그 고속도로의 속도감,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셨는데, 어쩌면 한 번 궤도에 오르면 뒤를 돌아보거나 멈추기 쉽지 않은 게 많은 노동자에 해당하는 얘기가 아닌가 해서 은유적으로 썼습니다. 전화하면서 썼던 인서트는 사실 의도한 건 아니었고 예전보다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많이 하게 되면서 창밖을 많이 봤는데 그때 봤던 풍경들이었습니다.


근데 하필 열심히 사는 가족분들 모습이 막연히 좋다고 생각했어요. 트럭 하나를 가지고 사업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항상 아이가 어머님이 일하고 계실 때 기다리고 있었어요. 근데 상당히 지루해하고. 어쨌거나 어른이 체감하는 시간과 아이가 체감하는 시간이 되게 다른 것 같았거든요. 근데 아버지가 전화 통화로 노인이 되면서 느끼는 시간에 관해서 얘기를 하셔서 대비되는 이미지지만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을 기다리면서 지루해하는 아이의 시간과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는 노인의 시간이 부딪히지만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건 특별히 의도가 있는 건 아니었고 어울린다 싶은 것들을 배치했습니다.


정: 그런 부분들은 생각하신 건가요, 아니면 우연히 부딪히는 것들을 취하시는 편이신가요?


장: 그거는 후에. 촬영분을 보면서 느껴지는 것들로요.


관객2: 중간에 보면 거제도에서 일할 때 좋았던 점, 광주에서 일할 때 안 좋았던 점을 말씀하시는 장면에서 차를 타고 거제도로 가는 장면이 나오고 광주로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의도적으로 그쪽으로 가셔서 찍고 삽입하신 것인지 아니면 그전에 있던 것을 따오신 건지, 그게 궁금합니다.


장: 작업을 할 때 어떻게 구성을 해야겠다는 걸 짜고 했던 건 아니고 느슨하게 ‘아버지가 만드신 건물을 보러 혼자서 간다.’ 정도의 컨셉만 잡았습니다. 그 부분들은 제가 나중에 직접 왔다 갔다 하면서 찍었던 장면들이에요. 고속버스 타면서 촬영하기 좋은 장소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찍었던 것 같아요.


정: 처음부터 아버지가 일하셨던 장소를 갈 생각은 처음부터 계획하고 가신 거예요?


장: 네, 어차피 건물에 관련된 걸 하고 싶어서. 아버지가 만든 건물에 가는 대신 혼자 간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습니다.


정: 왜 혼자 간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장: 이유는 모르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와 함께 가서 얘기를 들었다면 다른 느낌의 영화가 됐을 것 같아요.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좀 거리감을 두고 싶었어요. 혼자 가고 싶었어요. 갈 때마다 아버지의 구술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저한테는 구술이 되게 중요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구술을 따서 들으면서 갔던 것 같아요. 어디까지 살릴지, 어떤 느낌인지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들으면서 혼자 갔습니다.


관객3: 앞에서 나온 질문이 같은 질문이어서 감상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아버님의 모습을 담은 게 제 개인적으로는 부럽기도 해요. 그리고 또 아버지가 이 영화를 혹시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영화는 잘 봤습니다.


장: 처음 상영하기 전에 컴퓨터로 한 번 보셨고 나중에 대구에서 상영할 때는 극장에 초청해서 보여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어하시진 않으셨어요. 근데 아버지가 영화를 되게 좋아하셨대요. 극장에는 못 갔지만, 집에 늦게 들어와서라도 많이 보곤 하셨는데 아버지가 보셨던 영화들은 제 다큐멘터리와는 차이가 나니까 조금 재미없어하셨어요. 극장에서 보셨을 때는 나중에 그런 얘긴 하셨어요. “내가 내 얼굴을 이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이네.”


정: 얼굴 얘기만 하셨나요?


장: 좀 더 재밌는 이미지를 많이 찍어보라고 피드백하셨어요. 저는 이런 게 좋다고 얘기하긴 했는데. 자연은 매일 보는 건데 새로운 거 많이 찍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셨어요.


정: 평상시에 감독님이 생각하는 아버지와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해요. 대화하다 보면 ‘아빠가 이런 생각을 했나?’ 혹은 ‘아빠가 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나?’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를 떠나서 평상시의 두 분의 관계가 궁금해요.


장: 더 어릴 땐, 20대 초반 때는 부딪히기도 하고 그랬는데 어느 시점이 지나니까 그런 게 확실히 줄어들긴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문제의식이 줄어든 건 아닌데, 이번 작업을 하면서 아버지와 막상 깊이 있게 얘기를 해나가다 보니까 사실 어느 정도 아버지에 대해 애정이 생긴 건 사실이에요. 이 사람에 대해서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알 수 있을 것 같고, 이런 건 카메라를 잡기 전과 후가 달라진 점이에요. 또 개인적으로는 아버지를 이렇게까지 찍게 될 줄 몰랐고 사실 작업하면서 힘들었지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전에는 아버지도 얘기하지만, 객지 서울에 나와 있는데도 통화를 해본 적이 없어요. 이제는 안부는 물을 수 있는 정도? 그리고 또 하나는 아버지가 저렇게 얘기를 잘하실 줄 몰랐어요.


한편으로는 저도 편견이 있었던 게 아버지가 본인의 이야기를 얼마나 잘 표현하실지, 거기에 대해서는 기대를 안 했는데 본인의 가치관을 잘 표현 해주셨고 그런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아버지 세대분들, 특히 남성 노동자들이 많이 그러시겠지만) 공적이고 사적인 게 굉장히 분명하셨어요. 자기한테 공적인 것은 사회, 또 사적인 건 가족인데 이거를 공유를 안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아버지 일하는 현장을 처음 가 봤어요. 그게 사실 저한테 되게 좋은 경험이었고 아버지 역시도 자신이 일하는 것을 오픈하는 걸 처음에는 망설이셨지만 일 가지고도 얘기를 계속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좋은 것 같아요.


관객 4: 안녕하세요, 저는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영화 잘 봤고, <콘크리트의 불안>도 보고 왔는데 감독님 작품 보니까 영화가 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러티브가 있고 기승전결의 구조라기보다는 이야기들을 한 가지로 집약시키고 함축된 의미들을 관객들로 하여금 감독이 굳이 방향을 제시하지 않아도 생각하게 하는 것들이 좋게 느껴졌습니다.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다큐멘터리를 만드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들이 궁금하고, 저도 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는데, 가족에 대한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가장 힘드셨던 점들이나 주의하셨던 점들이 궁금합니다.


장: 어쩌다 보니까 가족 구성원들을 한 명씩 작업했는데, 그때마다 가장 많이 신경이 쓰이는 건 할 때마다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시작은 쉽게 생각하고 했던 건 있어요. 허락받는 것도 그렇게 조심스럽게 하지는 않았고. 뒤늦게 오히려 윤리적인 고민이 편집할 때 더 많이 찾아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할머니를 담을 때도 내가 할머니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표현해도 되나?’ 그런 것들. 개인적으로는 가족이라서 오히려 가족 구성원이 어떻게 보일지 더 많이 신경 쓰였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아버지’라서. 사실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좋을 수도 있지만 별로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도 그랬는데. 그래서 관계를 맺는 거 자체가 되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평소에 의식하지 않아도 꿈에 계속 아버지가 나온다거나 이런 과정들이 이상하게 힘들었어요. 다큐멘터리를 하면서 중시하는 건 오늘 제 작업한 걸 보니까 원래 호흡 길게 찍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조금 지루하더라고요. 근데 보면서 이유를 생각해보니까 그때 현장에서 느낀 그대로를 최대한 담으려고 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아버지가 침묵했던 시간, 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그런 걸 살리고 싶어 하다 보니까 제 욕심에 길어진 것 같은데요. 지금 작업하고 있는 것도 현장에서 뭘 느끼고 있고 그때 느낀 호흡 같은 걸 중시하는 것 같아요. 그걸 최대한 담아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정: 감독님은 그거를 지루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희는 보면서 전혀 지루함이 없었어요. 호흡에 대해서는 물론 영화는 관객을 만남으로써 완성되니까 관객의 호흡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감독님이 생각하는 호흡이 자신과 맞아떨어졌을 땐 훨씬 공감대가 높아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것에 있어서는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호흡이 감독님의 영화의 매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관객 5: 영화를 보기 전에 ‘씨네 21’에서 감독님 인터뷰를 봤는데, 본인이 ‘프로처럼 찍지 않겠다.’고 말씀하셔서 본인이 생각하시는 아마추어적인 느낌들이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장: 그 인터뷰에서의 ‘프로’ 얘기는, 촬영보다는, 제가 현장에 가서 낯선 타인을 만났을 때 가족이 아니다 보니까 그분들에게 내가 잘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자신 없기도 해서 오히려 더 편하게 다가간다는 의미였어요. 같이 편하게 잘 섞이기 위해서 옷을 더 신경 쓴다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얘기였고요, 촬영 같은 경우는 촬영분을 보고, 제가 놀랄 때가 있어요. ‘왜 이렇게 찍었지?’ 그때 아버지 차 안에서도 ‘왜 아버지가 계속 말하고 있는데 손을 찍고 있었지?’ 그럴 때가 되게 많아요. 근데 그냥 촬영할 때는 찍고 싶은 대로 최대한 찍고,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시퀀스면 그대로 가는 것 같습니다. 촬영도 더 잘하려면 더 잘하시는 감독님들과 함께하면 좋을 텐데 아직 그런 여력은 없고 촬영에 기술이 없는 제가 찍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 그러면 그런 걸 아마추어적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장: 아마추어 느낌이 나겠죠? 근데 저는 그런 촬영 느낌이 좋아서 계속 쓰는 것 같아요. 꼭 그게 프로보다 나은 아마추어라는 뜻은 아니고 촬영물을 봤을 때 그런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정: 아마 저희도 다 느끼고 있겠지만 ‘프로’, ‘아마추어’ 그런 얘기가 아니라, 날 것에 대한 것들 그리고 다듬어지지 않은 것들에 관해 얘기를 하셨던 것 같고, 저희 충분히 이해한 것 같아요. 이제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감독님의 전작도 그렇고 앞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도 노동에 대한 관심들이 다큐멘터리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감독님들의 고민 깊이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고민의 깊이와는 다른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한국 노동자들의 삶이라는 것들? 공적인 거지만 사적으로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노동자들에 대한 것들이 가장 궁금했었고요, 앞으로 작업하시는 것도 제가 듣기로는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계신 거로 알고 있는데 그런 걸 찍을 때 감독님의 생각, 그리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 이런 걸 듣고 싶습니다.


장: 한국 사회 노동자들에 대한 생각. 사실 다들 뻔히 생각하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노동이라는 게 중요하고, 노동자 보는 걸 좋아하고, 일단 이 작업하는 것도 건설 현장에서 노동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좋고 거리에서 작업복 입고 돌아다니시는 걸 보면 홀려서 쳐다보고 그랬던 게 있어요. 일단 그런 풍경을 좋아하고, 다만 덜 과로했으면 좋겠다는 게 있다는 거죠. 특히 이제는 저희도 아버지 때와는 달리 노동에 그렇게 목숨을 걸지는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산업화 세대분들은 열심히 일해서 나라의 부나 가장의 임무를 다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올인 했다면, ‘그 정도는 안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이 작업하면서도 저한테 중요했던 게 어떤 특정한 사회의 구조 속에서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 개인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개인만의 특수성을 어떻게 같이 담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는데, 무조건 노동자라고 해서 ‘힘들다.’ 혹은 ‘억압받는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은 KC 노동조합을 찍고 있습니다. 남들이 얘기했을 땐 강성 노조인데 궁금해서 현재 촬영하고 있습니다.


정: 그 작품은 언제쯤 저희가 볼 수 있나요?


장: 그 작품은 현재 촬영 중이라서, 몇 년 안에 완성되겠죠?


정: 감독님들은 몇 년을 꾸준히 하나에 집중하시잖아요, 그런 걸 보면 다큐멘터리 감독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뚝심 있게 해나가시는 것들이 부럽습니다. 앞으로 감독님 작품을 좀 더 기대하게 될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관객분들 만나고 계실 텐데 못다 한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장: 이른 시간인데도 시놉시스를 보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 작업할 때도 또 기억하고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 토요일 이른 시간에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이야기로 노동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주시고 같이 봐 주신 관객분들 감사하고, 감독님의 다음 작품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이른 시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데일리팀 김윤하

사진/ 기록팀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