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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대신 뜨개질

감독
박소현
작품정보
2015 | 105min | 컬러 | DCP | 영어자막

 

시놉시스

주말 근무와 야근에 지친 나나와 동료들은 이런 생활이 무언가 잘못된 것임을 문득 깨닫는다. 야근 대신 재미있는 걸 해보기로 한다. 그녀들의 첫 시도는 다름 아닌 ‘뜨개질’. 헌 티셔츠를 잘라 만든 실로 뜨개질을 해서 삭막한 도시를 알록달록 물들이자!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이루어진 ‘도시 테러’에 한껏 고무된 멤버들은 장기적인 퍼포먼스 계획을 세우지만, 그녀들의 프로젝트가 순조롭지만은 않다. 실질적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나나는 뜨개질의 첫 코를 뜨듯 사회적 기업 최초의 노조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연출의도

신자유주의 경쟁 체제의 노동환경과 삶은 자신과 주위를 돌볼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공공의 가치와 혁신을 이야기하는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그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는 규모를 키워가며 보다 안정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지만 일하는 사람들도 개인의 사회적 가치를 발현하는 것이 가능할까? 심지어 회사 내 의사결정 구조에서 쉽게 배제되고 주변화되는 것이 여성의 현실이다. 그녀들은 ‘야근 대신 뜨개질’이라는 소박한 일상의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일터 자체가 변해야 함을 깨닫기 시작하고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움직인다. 개인적인 삶의 변화가 일터로까지 확장되기를 희망하면서. ‘야근’과 ‘뜨개질’은 그런 그녀들의 고민과 대안의 상징이다. ‘야근 대신 뜨개질’ 멤버들은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었던 뜨개질을 연대 활동으로 만들면서 그 의미를 확장시킨다. 일상의 변화와 일터의 변화를 분리시키지 않는 방식은 점점 더 삭막해져가는 노동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연대 방식은 뜨개질의 패턴처럼 계속해서 이어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프로그램노트

야근 대신 뜨개질이라니 참으로 묘한 말이다. 부당한 노동시간을 상징하는 ‘야근’과 노동이지만 노동으로 보이지 않는 ‘뜨개질’을 대체시키는 상상력이 불러일으키는 질문은 너무나 익숙하면서도 신선하다. 우리에게 진정한 노동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은 세 명의 여성-주인공과 여성-감독이 함께 여성의 노동을 고민했기에 가능한 듯 보인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한국은 OEDC 국가 중 가장 긴 시간 노동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러한 노동시간에 익숙한 문화 속에서 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러한 노동문화를 소극적이지만 진지하고 유쾌한 방식으로 저항하는 이들이 있다.
<야근 대신 뜨개질>은 뜨개질이라는 다소 생소한 방식으로, 남성적이고 억압적인 노동문화에 저항하는 세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나와 주이 그리고 빽 등 여성들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비교적 공정하다고 여겨지는 회사에서조차,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형성된 노동조건에 대해서, 조금은 서툴지만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 그녀들은 뜨개질을 하면서 도시 테러리스트를 꿈꾸기도 하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하면서 도시 테러리스트를 꿈꾸기도 하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서로 공감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사회적 고통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선다. 더불어 감독은 송전탐 건설로 자신의 삶의 터전을 빼앗긴 밀양 할매들 곁으로, 해군기지를 막아내고 평화를 이야기하는 강정 주민들 곁으로, 세월호 참사로 인해서 슬픔에 젖어있는 유가족과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 그들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엮어낸다. 더불어 자신들의 삶의 변화를 시도한다. 그러한 과정은 뜨개질이라는 여성화된 노동을 통해서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조각 하나하나를 엮어서 새로운 모양과 기능을 창조하는 조각보(퀼트)처럼 여성의 개인적인 삶의 자리와 삶의 여정을 표현하고 공감하고 성장하는 과정의 비유로서 등장한다.
더욱이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30대 여성의 삶’이다. 30대는 생애 주기 속에서 어떤 과정일까. 무언가 마무리된 듯하지만 아직은 설익었고, 다시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엔 늦은 것 같지만 도전을 멈추기에 아직은 아쉬운 그런 복잡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성들의 시간에 대해 감독은 주목한다. 그리고 조용히 읊조리듯이 이야기한다. 30대 여성들이 서로 교감하고 의지하면서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할 때, 우리는 새로운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마치 다양한 실들이 서로 엮여서 의미를 만들고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역할을 해내는 뜨개질처럼 말이다.

김일란/ 인디다큐페스티발2016 프로그래머

 

감독소개

박소현

 

제작진
제작      
촬영      
편집      

 

상영이력
2015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심사위원 특별언급
2015 DMZ국제다큐영화제
2015 강릉인권영화제
2015 인천인권영화제
2016 인도아시아여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