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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

감독
박강아름
작품정보
2015 | 93min 6sec | 컬러 | DCP | 자막없음

 

시놉시스

누군가를 만나 연애를 하고 싶은 아름. 그러나 소개팅은 오늘도 실패다. 친구들은 그에게 조언한다. 너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너는 너를 꾸미려고 하지 않아! 정말로 내가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가 내가 예쁘지 않아서일까?

 

연출의도

박강아름, 그에게 외모 지상주의란 조소의 대상이면서도 동시에 반성의 대상이다. 그는 외모 지상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여전히 타인의 시선 앞에서 전혀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영화는 사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을 불편하고 부당하게 여기는 그에게마저 그것이 내면화되어 있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개인은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가.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은 이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그의 실험이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사실적이고도 현실적인 보고이기를 바란다.

 

프로그램노트

일기는 아마도 타인과의 소통을 목표로 삼지 않는 유일한 글쓰기일 것 같다. 사적이고 내밀한 기록이라면 편지도 해당될 테지만 그 경우에 구체적인 수신자가 계획되어 있다면, 일기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을 기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기는 보통 자신을 독자로 가정하고 그 앞에 스스로를 대상화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처럼 자신으로 수렴되는 작가-독자 관계라는 면에서 일기란 철저히 ‘나’를 기획하는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카메라로 일기를 써내려간다. ‘나’는 카메라를 일기장 삼아 자신을 계속 비추이며 제 모습을 낙서 끼적이듯 담고, 전시하고, 대화하고, 행적을 기록한다.
영화에는 우선 뚱뚱하다 · 패션이 이상하다 · 단정하지 못하다 · 남자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등등 나(의 외모)에 대한 타인의 시선 및 평가와 나란 사람의 갖가지 모습을 담은 기록이 혼재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이제 나조차도 나를 대상화하고 있다는 성찰에 닿는다. 또 타인의 시선에 영향을 받고 이를 공유하는 내가 대상화시키는 나는 스스로를 더 이상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고도 한다. 이제 이 영화는 더 이상 나와 나만의 관계 속에서 글쓰기 하는 일기를 쓰지 못한다. 그때 내가 주인공이 되어 올린 가장무도회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 관습화된 여러 여성 이미지를 연기하고 수행함으로써 몸에 닿는 반응과 감정 등을 바탕으로, 젠더화 된 시선과 자기 이미지 사이의 구성 관계를 성찰하는 퍼포먼스이다.
2008년에서 2009년까지의 일기를 중심으로 한 영화는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마지막 장을 완성하게 된다. 그전에 내가 다른 사람들이 예의라고 말하는 옷차림과 외모의 실체를 고민하거나 그것을 수행했다면, 지금의 나는 좋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안에서 예의를 다한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 두 경우 다 나는 그놈의 취향 때문에 주변에 웃음을 제공하거나 그로부터 충고를 듣지만, 두 행동방식 사이는 나의 관점에서 매우 다를 것이다. 그것은 행동의 축이 되는 시선이 남에서 나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가 가진 재기와 용기는 자신을 적어나가는 가장 솔직한 행위로써의 일기로부터 스스로에게 내재된 타인의 시선을 확인하고, 나아가 다시금 그것을 성찰하고 갱신하는 나의 쓰기로 이어지는 과정 전체에 흐른다. 결국 영화에 존재하는 두 번의 ‘가장무도회’는 타인의 시선에 대항하는 두 개의 답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가장무도회에서 내가 시선과 관습에 의해 구성되는 자신을 전시하며 그에 대해 항의한다면, 두 번째 무대에서는 자기를 한껏 주장하고 노는 춤사위를 벌인다. 그리고 ‘나’ 글쓰기는 그렇게 익어가고 있다.

채희숙/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감독소개

박강아름
15세 때 아빠의 유품인 8mm 캠코더로 만든 영화를 교회에서 상영하는 것을 처음으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10대 때는 주로 젠더와 성에 대해 고민하는 단편영화들을 만들었으며, 당시의 연출작으로는 젠더에 대해 질문하는 <섹스>(1999)와 10대 여성의 입장에서 자신의 성에 대해 고백하는 <물어보는 거야, 너한테>(2000)가 있다. 20대 초반에는 가난한 청년들이 주인공인 단편들(<유실>(2004), <파리의 노래>(2004), <똥파리의 꿈>(2006))을 만들다가 20대 후반이 되면서 여성의 몸을 소재로 한 단편들(<내 머리는 곱슬머리>(2007), <균형>(2007), <육체의 방>(2008))을 주로 만들기 시작했다. 존 조스트 감독의 수업을 들으면서 존의 단편영화 <좋은 남자>(2008)에 주연 배우로 참여했다. <좋은 남자>는 전주국제영화제와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상영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를 연출했다.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는 인디포럼과 인천여성영화제, 제주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현재는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한국의 페미니스트 화가이자 작가인 ‘나혜석’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기획중이다.

 

제작진
제작     박강아름 
촬영     박강아름 
편집     박강아름 

 

상영이력
2015 인디포럼 올해의 돌파상
2015 인천여성영화제
2015 제주여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