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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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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반 발전기

감독
이원우
작품정보
2012 | 37min | 컬러+흑백 | HD | 자막없음
태그
#점거투쟁의 분위기 #전기 공급 중단 #실험

 

시놉시스

책과 기타와 카메라가 자연스러웠던 홍대 앞 철거농성장 두리반에서 나는 ‘이감독'으로 불렸지만, 막상 전기가 끊어지자 카메라를 들 수 없었다. 너무 느슨해서 모든 것이 빠져 나간 것 같은 2년의 기록. 그물과 같은 필름에서 공간의 냄새와 시간의 온도를 떠올린다.

 

연출의도

내가 크리스마스 케잌을 먹었던 시간, 집근처 식당 두리반은 강제철거를 당했다.
빈자리에도 남아있는 무엇, 버틸 수 없는 상황을 버티게 하는 무엇은 무엇일까?

 

프로그램노트

2009년 12월 24일 홍대역 근처 칼국수와 보쌈을 전문으로 파는 식당 ‘두리반’에 30여명의 철거용역이 들어와 닥치는 대로 집기를 들어낸 후 식당을 철판으로 막아버렸다. 용산참사가 벌어진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도심 한 복판에서 폭력적인 철거 과정이 다시 연출 된 것이다. 두리반은 이후 ‘작은용산’이라 불리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철거 싸움을 만들어간다.
두리반이 용역에 의해 철거당하던 그날 홍대 근처에 살고 있는 감독은 친구들과 함께 예수님 오신 날을 축하하며 케익을 먹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앞마당에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여흥을 즐긴 죄책감 때문이었을까, 이후 감독은 폭설이 내리고 한파가 이어지고 꽃샘추위가 불쑥 찾아오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에도 두리반을 담는다.
두리반 투쟁은 과거 철거 싸움과는 다른 과정을 거치며 철거투쟁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영화는 그 지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카메라는 화려한 홍대 거리에서 섬이 되어가는 두리반과 긴 투쟁의 과정 속에서 점점 커져가는 연대의 힘을 거칠지만 꼼꼼히 담고 있다.
시공사의 압박과 관련 기관의 외면, 인권을 무시하는 철거 과정은 여느 철거 싸움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두리반 사장인 안종녀, 유채림씨 부부가 추위에 떨며 ‘이 투쟁이 나만의 싸움이 되어 고립되진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을 때 두리반과 세상을 연결시키기 위해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인다. 두리반에 찾은 작가들은 두리반을 둘러싼 철판 위에 글을 남기고, 홍대 근처에서 활동하던 인디밴드들은 음악회를 열고, 신부님들은 미사를 보고, 시민들은 촛불을 들며 두리반에서 열리는 상영회, 낭독회, 강좌, 영어 모임 등에 참여하면서 두리반이 씽씽 돌아 갈 수 있게끔 연대했다. 다양한 연대를 통해 안종녀씨 부부의 두려움은 사라졌고, 시공사 측의 압박으로 한전이 인권을 무시하면서 단전을 하는 등의 얄팍한 수작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쟁의 힘이 이어졌다. 농성을 시작한지 531일, 단전 324일 만에 두리반과 시공사가 ‘이주 대책, 민형사상 분쟁처리, 합의에 대한 위약벌 조항’에 대해 합의하면서 두리반은 다시 칼국수를 팔 수 있게 되었다.
영화는 이 모든 과정을 담백하게 담는다. 미사와 투쟁 100일 잔치, 음악회에서 나왔던 발언들과 음악들로 투쟁의 과정과 그때 느낀 감정들을 전하고, 소리를 뺀 화면들로 두리반의 변화와 연대를 보여준다. 소리는 지지직대는 경우가 많고, 화면은 시종일관 떨리며 가끔은 빛이 많아, 때로는 빛이 없어 피사체를 알아보기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자글자글한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거친 소리를 집중해서 듣다보면 두리반의 투쟁이 그 자체로 전달되는 느낌이다. 그렇게 감독은 두리반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대를 하고 있었다.
두리반의 뜻은 ‘여럿이 둘러 앉아 먹을 수 있는, 크고 둥근 상’이다. 두리반 투쟁은 그 뜻에 맞게 여럿이 둘러 앉아 먹고, 떠들고, 놀면서 싸워가는 힘을 보여줬다. 영화의 말미에 두리반의 현재가 보인다. 사람들이 상에 둘러 앉아 흥을 즐기고 있을 때 뜬금없이 절규소리가 들린다. 우리 주위엔 여전히 제2의, 제 3의 용산이 도사리고 있다. ‘친구들과 케익을 자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제 2의, 제 3의 두리반을 위해 내 주위를 돌아보고 어떻게 연대할까 고민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라고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말하고 있다.

박배일/ 인디다큐페스티발2013 프로그래머

 

감독소개

이원우
2006년부터 핸드메이드 필름메이킹 방식으로 연출, 촬영, 현상, 편집, 사운드 등을 1인 시스템으로 사적 다큐멘터리 제작을 해왔다. 2010년경부터는 공동연출과 디지털 형식의 작업으로 확장해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 2015년 미국에 가서 4년을 살고 2019년 필리핀에 갔다가 2020년 한국에 돌아왔다.
<그곳, 날씨는> 2019
<옵티그래프>2017
<붕괴>2014
<막>2013
<두리반 발전기>2012
<살중의 살>2010
<거울과 시계>2009
<난시청>2008
<꿈나라-묘지이야기1>2007
제작진
제작     이원우 
촬영     이원우 
편집     이원우 
상영이력
2012 제38회 서울독립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