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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DOF 발견과 주목      

나무가 나에게

감독
안용우
작품정보
2018 | 92min 46sec | 컬러+흑백 | DCP | 자막없음

 

시놉시스

나무가 내게 말을 건넨다고 느끼던 나는
그 말을 좀 더 잘 듣고 싶어서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하여
서울 곳곳을 찾아 다니며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가는
나무의 모습을 만난다.

그러는 사이사이
나무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진 이들에게서
그들의 나무 이야기를 듣는다.

나무를 통해 위로와 깨달음을 얻은 친구,
나무와 숲을 그리는 화가,
목수가 된 신화연구가,
아직도 서울에서 마을의 신목을 모시는 사람들,
그리고 나무를 심으며 수목신앙을 추구해갔던 목사...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고
새 봄을 맞는 긴 시간 동안
나는 서울의 길과 산, 명소의 노거수 등 많은 나무들을 만나며
나무가 말해주는 세계에 다가가려한다.

 

연출의도

회사를 그만두고 거리에 나섰을 때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들은 말 없이 가만히 서서 흔들리기만 할 뿐이었지만
끝없이 내게 무언가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도시에서 나무란 가장 기이한 존재다.
살아있으면서도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를 내지도 못한다.
험악한 가지치기와 공해에 의한 질병, 그리고 도시 개발에 의한 죽음...
나무는 온갖 고통을 겪으면서 철저히 수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

바쁘게 움직이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며
몰락을 향해 가는 이 세상을 향해
나무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이런 나무의 침묵에 귀 기울이고 싶었다.

 

프로그램노트

<나무가 나에게>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이자, 나무를 경유해서 펼쳐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양한 앵글로 포착된 나무의 이미지들과 그 이미지 위로 들려오는 소리들, 그 이미지 및 사운드와 교차 편집되어 나타나는 자막들, 하나의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의 이행의 매듭처럼 등장하는 음악들, 나무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섯 사람의 말들 등이 이 영화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들이다. <나무가 나에게>는 전체적으로 순환적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그 순환의 구조는 이 영화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자 그 관점을 형상화하는 영화적 방법론이다. 사계절이 순환하고 달이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듯, 인간의 시간(역사)에는 어떤 반복이 있고 우주의 시간 안에서 삶과 죽음은 거대한 순환 속의 한 계기(또는 양태)일 뿐이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나무들은 (몇몇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도시(서울) 속의 나무들이다. 도시 속의 나무는 인간이 만든 다양한 인공물 속에 갇혀 있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각각의 개별 인간보다 더 오래 인류를 지켜보아온 존재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우리가 보는 대상(객체)이자 동시에 우리를 바라보는 주체다. 영화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 나무와 인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주객관계의 전도(또는, 교환 가능성)를 드러낸다. 첫째는 쇼트-역쇼트 몽타주의 독특한 사용을 통해서다. 가령, 이 영화에는 서울에서 벌어지는 몇몇 집회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장면은 먼저 나무의 어떤 모습을 보여준 뒤 집회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역전된) 쇼트-역쇼트 몽타주를 통해 구성되어 있다(우리가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무가 사실은 인간의 행위를 보고 듣는 주체였다). 둘째는 나무와 인간(감독) 사이의 자유간접화법적 발화를 구사하는 자막이다. 나무는 때로는 발화의 대상이고(“언제부터인지 나무가 내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발화의 주체다(“어떤 이들은 내가 거꾸로 서있다고 말한다.”). 물론, 나무와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 주객관계의 전도 및 교환은 앞서 말한 우주의 시간에 대한 순환론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가능해진다.
흥미로운 것은, 이 순환적 시간관이 <나무가 나에게>를 종교의 의미에 대한 성찰(또는 특정 종교에 대한 비판)을 수행하는 한 편의 에세이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한 무신론자의 나무와 관련된 종교적 체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된 인터뷰(‘나무를 만난 사람’)는 나무를 통해 특정 기독교 분파의 (편협한) 도덕성을 넘어서고자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터뷰(‘나무가 된 사람’의 ‘수목 신앙’)로 끝을 맺고 있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8 프로그래머
변성찬

 

감독소개

안용우
걸어간다, 카메라를 들고.
비디오 일기 134편 (2002~2012)
<기억으로부터>(2015)

 

제작진
제작     아크 
촬영     안용우 
편집     안용우 

 

상영이력
프리미어

 

배급정보
안용우 | iwriter@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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