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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OF 발견과 주목’ 7월 프로그램 <불빛 아래서> GV

일시
17.07.18(화)
장소
인디스페이스 ( IndieSpace )
진행
이도훈(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참석
조이예환(<불빛 아래서> 연출),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 안지원(웨이스티드 쟈니스)
토크
<불빛 아래서>는 장르적으로 음악 다큐멘터리이다. 다만, 감독 조이예환은 자신의 영화가 음악 다큐멘터리이기보다는 음악인에 관한 다큐멘터리이길, 그리고 음악인에 관한 다큐멘터리이기보다는 음악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청년들에 관한 다큐멘터리이길 바란다. 그의 영화는 2012년부터 2015년에 촬영된 것으로, 인디밴드 씬을 문화적, 경제적, 예술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오래전부터 시장의 질서가 잠식해 들어온 그곳에서 인디밴드들은 뱃사공이 바다를 마주하듯이 묵묵히 제 길을 간다. 조이예환의 카메라는 그들의 긴 여정에 동반자가 되기를 자처하고 있다. 때문에 이 영화는 음악인의 인생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이도훈

SIDOF 발견과 주목, 2017년 두 번째 상영작은 조이예환 감독님의 <불빛 아래서>였습니다. 조이예환 감독, 웨이스티드 쟈니스의 안지원 님,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님이 자리해주셨습니다.

조이예환

안녕하세요, 조이예환입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잘 아는 분들만 오실 줄 알았는데, 모르는 분들도 많이 오셨네요.

안지원

안녕하세요. 웨이스티드 쟈니스 안지원입니다. 반갑습니다.

서정민갑

안녕하세요.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입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자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도훈

먼저 감독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만으로 4년 동안 찍은 작품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작업의 대장정이 어떻게 시작된 건지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조이예환

기획을 한 건 2012년이었습니다. 원래 홍대에서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다니는 걸 좋아했었는데, 그들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에 촬영을 결심했어요. 많은 사람이 제가 좋아하는 문화와 음악을 잘 접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자주 봐왔던 밴드들을 중심으로 접촉을 해보았고, 최종적으로 지금 이 영화에 나오는 밴드들(로큰롤라디오, 웨이스티드 쟈니스, 더 루스터스)을 중심으로 촬영하게 되었어요.

이도훈

이 영화의 제목은 로큰롤라디오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죠. 로큰롤라디오의 <불빛 아래서>는 헤어진 연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노래와 영화 제목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건가요?

조이예환

5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도 제목이 없었습니다. 인디다큐페스티발에 제출할 날짜를 1~2주 정도 남겨뒀을 때까지 제목이 정해지지 않았어요. 제목을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들이 너무 구렸거든요. 너무 막막해서 세 밴드의 노래 가사를 보게 되었는데 가사 내용과 상관없이 불빛 아래서라는 제목에 꽂혔어요. 이 친구들은 항상 불빛 아래서 공연을 하고, 불빛 아래에 있는 것을 지향하지만 또 너무 불빛 아래에만 있는 것 같기도 했어요. 그런 중의적인 의미들이 와 닿았어요. 사실 로큰롤라디오의 <불빛 아래서>는 비 오는 날 헤어져서 너무 슬프다는 이야기거든요. 영화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제목이죠. 특정 노래와 영화 제목의 연관성을 고려한 건 영어 제목이에요. 로큰롤라디오의 이라는 노래는 제목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영화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영어 제목으로 정했어요. p>

이도훈

안지원 님과 감독님은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요?

안지원

5년 전, 2012년 여름이었나. 클럽 공연이 끝나고 이 친구가 뒤풀이에 왔었어요.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다른 팀을 촬영하러 왔었는데, 그 날 제가 속해 있는 밴드를 처음 보고 너무 찍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때는 별생각 없이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찍겠다고 했어요.

이도훈

지난 3월에 있었던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도 영화를 관람하셨고, 오늘도 객석에 앉아서 영화를 관람하시는 걸 봤습니다. 영화를 보신 소감을 여쭙고 싶네요.

안지원

처음 봤을 때는 감독을 때리고 싶었어요(웃음). 화장하고 찍은 장면도 많은 데 왜 그렇게 적나라하게 나온 것들만 가져다 썼는지 모르겠어요. 두 번째 봤을 때는 좀 더 젊은 시절의 저와 제 친구들의 모습을 만난 것 같고, 또 영화에 나오는 다른 밴드랑도 친해서 그런지 반가운 마음이 컸어요. 서너 번 봤을 때는 내가 나름 열심히 했고 또 이것저것 많이 했었구나, 그런 생각들이 들면서 스스로에게 자존감을 가져도 되겠다 싶었어요.

이도훈

서정민갑 선생님은 영화를 어떻게 보셨나요?

서정민갑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인디밴드들의 현실에 대해서 다들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실 거로 생각해요. 대강의 프레임이 있죠. 취재 파일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들, 홍대에서 밴드하기 얼마나 어려운가.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 이야기 나오고, 최고은 씨 이야기 떠오르는 그 프레임들. 솔직히 이제 그런 이야기들은 지루합니다. 이 바닥에 계속 있다 보면 과연 이게 음악인들만의 문제인가, 대한민국 제도의 문제인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또, 모든 음악인이 잘 살아야 되는 거냐는 질문도 드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닌 것 같아요. <불빛 아래서>는 후반부로 갈수록 도대체 왜 음악을 하는 건가에 관한 질문이 나와요. 음악 하는 것이 어려운데 그걸 견디면서 열심히 한다고 한들 스타가 되거나 부자가 될 것 같지도 않은데, 도대체 음악을 왜 하는 거냐. 저는 그런 질문이 좋았어요. 음악으로 먹고살기 힘든 구조에 대한 비판도 계속 나와야겠지만, 그 질문만으로는 음악인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어요. 조이예환 감독님이 던진 질문 중에 좋았던 부분이 몇 가지 있어요. 예를 들면, 로큰롤라디오의 드럼연주자가 음악인을 뱃사람에 빗대서 부분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박찬호 선수가 어떤 경기에 앞서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경기에 나가냐는 질문에, 오늘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한 번 더 넣는다는 심정으로 나간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음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돈 버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누군가는 해줘야죠. 그렇게 음악인들의 진심을 보여주면서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도훈

말씀해주신 것처럼 분명 <불빛 아래서>는 인디밴드를 둘러싼 문화와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마지막에 가서는 그들의 음악적 정체성을 다루고 있어요. 서정민갑 선생님이 로큰롤라디오가 자신들의 꿈을 뱃사공에 빗대어서 표현한 부분을 지적해주셨는데, 저는 영화 속에서 웨이스티드 쟈니스의 안지원 씨가 자신의 꿈을 분명하게 밝힌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지원 씨는 자신의 노래가 언젠가는 팝이 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꿈이 지금도 유효한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듣고 싶네요.

안지원

그 꿈이 유효하지 않는다면 음악을 그만둬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밴드를 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팝은 말 그대로 인기 있는(popular) 음악이에요.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를 대표하는 팝이 있잖아요. 어떤 시대에는 스윙이 팝 음악이지만, 시간이 흘러 또 다른 시대가 되면 로큰롤, 하드록, 메탈이 팝이 될 수 있는 거겠죠. 트렌디 한 음악은 분명 존재하고 그것을 또 인정하지만, 제가 하는 음악이 말 그대로 인기가 많고 사람들이 많이 듣는 음악이 되면 좋겠어요. 그런 뜻에서 내가 하는 음악이 팝이 되면 좋겠다고 말을 했어요.

이도훈

그 말을 한 것이 수년 전인데, 과거와 비교하면 음악적인 목표나 비전에 있어서 달라진 게 있나요?

안지원

일단 웨이스티드 쟈니스 멤버가 많이 바뀌었어요. 드러머와 저는 그대로 있고, 기타리스트가 새로 들어오고 기존의 베이시스트가 나가고 새로운 베이시스트가 들어왔어요. 최근에는 조이예환 감독님과 함께 3주 정도 영국 투어를 갔다 왔어요. 너무 즐거웠어요. 영국 투어 과정을 감독님이 찍으셨으니까 그게 영화화되면 2편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과거에 비해서 달라진 건 해외 활동을 구상하면서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도 변함없는 건, 내가 무대에서 즐길 수 있는 좋은 음악을 하는 거. 그리고 2집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이도훈

이 영화는 인디밴드의 현실 그리고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정민갑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인디밴드의 현실과 지금의 인디밴드 씬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어떤 지점에서 같고 다른지 궁금하네요.

서정민갑

옆에 계신 지원 씨가 더 잘 아실 텐데, 인디 씬 안에는 여러 장르가 공존하면서 시대마다 만들어지는 트렌드와 스타가 달라요. 이 영화에 담겨 있는 인디밴드들의 이야기는 2015년까지죠. 2015년부터는 십센치를 중심으로 어쿠스틱 팝을 하는 뮤지션들이 치고 올라왔어요. 그리고 힙합과 일렉트릭 음악의 인기가 더 올라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 영화 속 이야기는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좋았던 시절에 관한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웨이스티드 쟈니스나 더 루스터스는 고전적인 로큰롤 장르에 가까워서 지명도만 놓고 본다면 트렌디한 밴드는 아니에요. 로큰롤라디오가 한국대중음악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꽤 트렌디한 음악을 들려주었기 때문이에요. 당시만 해도 록밴드들에 대한 지원과 새로운 시도들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려는 기운이 있었어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CJ문화재단 등에서 진행한 지원 프로그램이 그런 낙관적인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작용을 했죠. 그런데 지원이 있어도 막상 해보면 되는 게 없었어요. 음반 만들고 해외에 나가면 프로모션이 잘 될 거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죠. 그런 현실적인 한계가 이 영화의 후반부에 나와요. 이 영화의 성과는 어떤 음악 씬 안에서의 활동, 도전, 프로모션의 변화 과정을 담아낸 데 있다고 봅니다.

안지원

여러 가지 지원 사업들이 많이 없어졌어요. 특히 인디밴드를 육성 지원하는 사업이 많이 사라졌어요. 영화에 나오는 밴드 모두가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선정한 ‘헬로루키’에 선정되었거든요. 올해는 헬로루키를 뽑는 것도 없어졌어요.

조이예환

제가 단계(step)별로 나누어서 구성했던 것은, 구체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추상적인 거였어요. 그 단계들이 현실을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걸 통해서 관객이 이야기에 감정 이입할 수 있길 바랐어요. 저 정도의 활동을 하는 밴드들이 저런 단계를 차근히 밟아나가면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주려고 했어요. 서정민갑 선생님이 지적하신 낙관적인 기운을 저도 촬영초기에는 가지고 있었어요. 이 밴드가 언제 잘 될까 하면서. 이 정도의 수준의 밴드라면 언제쯤 잘 될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작품을 시작한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영화를 만들어나가면서 그런 단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느 순간, 제 자신이 인디 밴드의 성장에 필수적인 단계라고 생각한 것들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보통 성공이라고 하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틀이 있잖아요. 그 틀 안에서 성공하려면 <무한도전>에 나가는 것밖에 없거든요. 그렇다면 단계를 밟아나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의문이 들었던 거죠.

관객 1

안지원 씨께 드리는 질문인데, 혹시 지향점으로 삼는 밴드가 있나요?

안지원

좋아하는 밴드는 너무 많지만, 그들이 다 월드 클래스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요. 음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제가 하는 음악이 팝이 되었으면 한다는 건데, 제 대답은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관객 2

영화에서 핸드싱크와 관련된 장면들이 나오던데, 핸드싱크라는 게 무엇인가요?

서정민갑

립싱크는 입만 맞추잖아요. 핸드싱크는 음악 틀어놓고 손만 맞추는 거예요. 밴드는 노래보다 연주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핸드싱크라고 표현합니다.

안지원

공중파나 TV 프로그램에서는 핸드싱크를 할 수밖에 없는 게 음향에 대한 준비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해요. 가요 프로그램에 밴드로 나가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밴드 같은 경우는 보컬만 라이브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조이예환

핸드싱크를 가지고 방송국을 향해 쓴 소리를 하고 싶었어요. EBS <스페이스 공감>처럼 항상 라이브를 음악의 저변을 넓혀주는 방송도 있긴 하지만, 왜 어떤 프로그램은 핸드싱크를 강요하는지 의아했어요.

서정민갑

영화에 <스페이스 공감> 축소 반대 프로젝트와 관련된 부분이 나오잖아요. 그 행사가 여섯 번 열렸는데, 전체 진행을 제가 했어요. 이후에 스페이스 공감 10주년을 맞아서 토론회가 열렸어요. 거기에 발제자로 참여했거든요. 스페이스 공감의 의미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정리하면서 <스페이스 공감>의 시청률을 확인해봤더니 0.1%가 안 되더라고요. 이런 질문이 들었어요. 공중파 방송이 공공재를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 그런 프로그램이 없으면 대중들이 로큰롤라디오와 같은 밴드들의 음악을 안 좋아하는 것인가. 유사한 프로그램이 몇 개 있었죠. 김창완씨가 진행했던 <음악여행 라라라> 같은 경우도 시청률이 1%가 안 되었을 겁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프레임에 따르면 방송국에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을 안 하니까 사람들이 록 음악을 안 듣고, 록 밴드가 생활하기 어렵다는 식이잖아요. 그런데 이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아요. 콘텐츠와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대중들은 더 이상 음악적인 사운드만 듣지 않아요. 십센치가 인기 있는 이유는 노래 자체도 좋지만 음악 자체가 이벤트와 드라마틱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재밌고 잘 몰라도 들을 수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방송국은 대중들에게 어떤 식으로 음악을 전달해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 없이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을 고수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봐요. 좋은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는 당위만으로는 대중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인 거죠. 그렇다고 해서 웨이스티드 쟈니스가 신현희와 김루트처럼 <오빠야> 같은 노래를 부를 수는 없잖아요. 또 그 팀도 원래는 그런 노래를 부르는 팀이 아니었어요. 대중의 취향, 문화적인 흐름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인디 음악을 둘러싼 우리의 고민과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조이예환

2010년 즈음인가, <스페이스 공감>을 보러갔다가 PD님께서 “여러분들 와주셔서 감사한데, 오늘 오신 거 하나도 도움 안 됩니다. 집에서 TV로 더 봐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데 뭔가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어요. 공연을 표방하지만 공연으로는 방송이 유지될 수 없다는 말이잖아요. 음악 프로그램이 시청률로 유지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그 음악 프로그램의 유지와 관련해서는 결코 단순하게 접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음악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저변이 지금보다는 넓어져야 할 것 같아요.

안지원

저희 팀 같은 경우에는 처음엔 인지도 상승을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평소 밴드들이 불특정다수에게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요즘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은 음원 사이트 순위 차트에 오른 곡을 듣거나, 주요 음악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는 거잖아요. 인디밴드 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자기 음악을 한 번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아요.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떤 식으로 프로모션을 해야 할까. 한편으로는 제 자신을 뮤지션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프로모션을 고민하고 있었던 거죠.

이도훈

저는 이 영화에서 인디밴드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부분을 흥미롭게 봤어요. 인디밴드와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는 서로 다른 것 같은데, 왜 많은 인디 밴드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

조이예환

밴드들이 인지도를 쌓는 데 있어서 좋은 측면이 있었죠. 그 부분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밴드들 입장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받는 상금이 유일하게 돈이 나오는 곳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턴가는 인지도를 쌓는 것보다는 상금을 얻기 위해 참가하는 추세가 강해졌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밴드들도 있었어요. 대중음악을 심사위원이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죠. 오디션이나 경쟁 프로그램에서 음악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적절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안지원

저희 팀 같은 경우에는 처음엔 인지도 상승을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평소 밴드들이 불특정다수에게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요즘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은 음원 사이트 순위 차트에 오른 곡을 듣거나, 주요 음악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는 거잖아요. 인디밴드 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자기 음악을 한 번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아요. 저도 그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떤 식으로 프로모션을 해야 할까. 한편으로는 제 자신을 뮤지션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프로모션을 고민하고 있었던 거죠.

이도훈

영화 초반부에 더 루스터스가 직접 앨범, 티셔츠, 반지 등을 제작하고 또 그걸 일일이 포장해서 팬들에게 보내는 장면이 있었죠. 인디밴드들이 음악 외적인 활동에 에너지를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았어요.

안지원

우리 밴드도 그런 일들을 직접 다 하고 있어요.

조이예환

저도 그런 부분들에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제작자들 중에서 제작, 연출은 직접 하지만 거기서 끝내고 그 이후는 다 배급사에 맡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물론 배급사에서 열심히 홍보해주시지만, 저는 그 과정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인디밴드 친구들 보면서 진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친구들은 스스로 다 알아서 하고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내는 건 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서정민갑

이 영화는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전통적인 록음악을 하거나, 일렉트릭을 섞은 밴드 뮤지션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떤 좌절을 겪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인해서 음악 시장의 규모가 작아진 건 사실이에요. 음반을 사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상황을 두고 누굴 탓할 수는 없어요. 그 상황에 맞춰서 MD를 찍고 직접 판매하는 것은 그 시대에 대응하는 노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뮤지션들이 직접 할 수 없는 걸 레이블이 맡아서 제 역할을 잘 해주면 좋겠지만, 뮤지션이 새로운 활동 방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면서 가능성을 찾는 것도 좋다고 봐요.

이도훈

인디밴드들의 자생적인 시도들이 후일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봐야 한다는 말씀인 것 같네요.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인디밴드들이 오래 활동해야 하잖아요. 앞서 조이예환 감독님이 이 영화를 시작한 계기 중 하나로 좋은 밴드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고도 하셨는데. 영화에 보면 5주년 기념 파티를 여는 장면이 있어요. 실제로 인디밴드들 중에서 오래가는 밴드들을 상징하는 숫자가 있나요? 그리고 그렇게 밴드 생활을 오래 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안지원

상징적인 숫자는 없고. 10년 동안 살아남으면 10주년, 5년 동안 살아남으면 5주년을 기념하는 거죠. 생각보다 정말 많은 밴드가 생겼다가 없어져요. 저도 웨이스티드 쟈니스로 활동하기 전에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또 준비하는 단계에서 엎어지기도 했어요. 대부분의 밴드들이 그런 과정을 겪었을 거예요. 서로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어도 한 가지에 있어서만큼은 교집합이 형성되어야 하고, 또 밴드 내에서 이벤트가 계속 있어야 해요. 앨범을 내거나, 페스티벌에 참가하거나, 영화를 찍거나, 해외에 나가거나 밴드 내에서 일이 있어야 해요. 그런 일들이 꾸준히 있어야 지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거였지, 이런 즐거운 일을 하는 거였지, 그런 생각이 들면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요.

조이예환

로큰롤라디오의 보컬 김내연 씨가 이런 말을 했어요. “그냥 3~4번째 밴드여야 해!” 첫 번째 밴드로는 아무리 잘해도 깨진다고 하더라고요. 최소 네 번째 밴드 정도는 되어야 안 깨어진다.

이도훈

감독님이 편집을 직접 하신 거로 알고 있어요. 촬영 기간이 길었던 만큼 편집 과정에서 많은 장면을 덜어냈을 것 같아요.

조이예환

어떤 이야기를 빼낼 때 엄청 고민하는 편은 아니에요. 덜어낸 걸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억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해요. 처음 편집했을 때 두 시간 반이 나왔었는데 지금과 비교해보면 분명 많이 뺐는데, 잘 기억이 안 나요. 영화에 담지 못한 장면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당시 편집으로는 음악 시장 구조가 조금 문제적이라는 질문을 던지면서도 인디밴드 스스로 부족한 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했어요. 홍보라고 말은 하지만 로비를 계속해야만 하는 상황이랑 홍대 씬 내부의 문제점도 짚고 넘어가려고 했죠. 그런 부분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뺀 게 많이 있어요. 또, 팬덤도 조금 왜곡된 것이 아닐까 하는 질문도 던졌고. 캐릭터를 만들려고 집어넣은 장면도 있었어요. 지금 등장인물이 총 12명인데, 그 사람들 하나하나 다 캐릭터화하면 영화 전체가 지루해질 것 같아서 뺐어요.

안지원

음악 영화인데, 음악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음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그 결과를 따라가는 편집이었던 것 같아요. 영화의 주제가 명확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을 것 같지만,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어요. 밴드마다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고, 합주하는 과정들이 음악 영화인데도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조이예환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저는 제 영화가 음악 다큐멘터리라기보다는 뮤지션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해요. 또 뮤지션 다큐멘터리라기보다는 제 친구들을 포함한 청년 다큐멘터리인 것 같아요. 뮤지션의 특수한 상황으로 읽히지 않길 바라는 편집이었어요. 음악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했을 때 기대되는 점들을 못 충족시킬 수도 있어요. 뮤지션의 숭고한 노력보다는 뮤지션들의 다양한 시도들을 담았기 때문이죠. 숭고하고 비장한 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리고 영화적 과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텍스트만 던져 놓고 끝나는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것도 제 스타일이겠죠. 과하지 않게 비장하지 않게 편집하려고 노력한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도훈

음악적으로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저는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가 모두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정리하는 차원에서 관객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마디씩 듣고 마치겠습니다.

조이예환

오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설문지 받으셨을 텐데, 의견 주시면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8월에 열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랑 9월에 열리는 춘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상영이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만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안지원

8월 마지막 주 금요일 라이브 클럽 때 FF에서 공연이 있습니다. 많이 놀러 오세요.

서정민갑

문화를 즐긴다는 것과 소비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를 두고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요즘 인스타그램만 봐도 다들 자기 자랑하려고 소비하잖아요. 자신의 문화적 활동과 소비행위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고, 어떻게 하면 좀 더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낼지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단순히 음반을 사고, 공연장에 간다고 인디밴드 씬이 성장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팬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팬이 정부에게 요구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또 팬이 씬에 요구할 수 있는 역할이 제각각 있겠죠. 그리고 씬에 있는 사람들의 고민도 더 진일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녹취 및 정리 : 이지혜, 이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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